[베트남 국빈방문] 文 "거대한 물줄기 바꾸는 역사적 순간"

베트남 국빈방문 첫날 한반도 비핵화와 개헌 언급

박항서 감독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방문 첫 날인 22일 "이제 곧 남과 북,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연이어 만나게 된다"며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베트남 현지시간) 하노이에 있는 그랜드볼룸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고 "과정도 조심스럽고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한반도에 흔들리지 않는 평화가 이뤄지도록 동포 여러분께서 큰 박수로 응원해달라"며 "동포 여러분 덕분에 잘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의 선수들이 함께 손잡고 한반도기와 성화를 들었다"며 "눈과 얼음 위에서 땀을 흘리며 언니, 동생이 됐다"고 회상했다.


또 "몇 달 전만해도 얼어붙어 있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합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며 "모두 국민들과 동포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로 전달된 대통령 개헌 발의안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그러나 저는 걱정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발의안이 국회에서 공개되고 오는 26일 공식 발의를 앞둔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관제개헌'이라며 날을 세우는 것에 대해 '민주주의', '국민'을 앞세워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도,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하는 개헌도 잘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되는 외교 다변화와 신(新) 남방정책을 통한 무역 활성화 등 정부 정책 추진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경제적 지평을 아세안과 인도양으로 넓히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중에서 베트남은 가장 핵심적인 협력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또 "신남방정책은 양국 모두에게 공동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양국 관계를 튼튼히 엮어내는 바탕은 무엇보다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서 시작한다. 동포 여러분께서 이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민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에 대한 제 마음은 아주 각별하다"며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을 겪었던 아픔, 가족 중심의 공동체 정신, 교육열이 높고 명예를 존중하는 정신, 웃어른을 공경하는 전통, 젓가락을 사용하는 식문화까지 베트남과 한국은 역사, 사회, 문화적으로 참으로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또 "서로 닮은 양국이 손잡은 지난 26년 동안 기적이 일어났다"며 "지난해 양국간 교역액 규모는 640억 달러에 달했고, 작년 상호 방문자수는 270만 명으로 늘어나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이 됐고,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과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아시아축구연맹 대회 준우승은 우리의 감독들이 베트남 선수들과 하나의 팀이 되어 이룬 쾌거"라며 "한국과 베트남은 이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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