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던 A(당시 37세) 씨는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에 몰두하다 재산을 날렸다.
끌어다 쓴 사채 빚까지 불자 그는 가족을 등지고 돌연 종적을 감췄다.
한 달이 흘러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실종자 어머니 B(80) 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나도록 아들 행방은 묘연했다.
그 사이 속을 까맣게 태운 B 씨는 고혈압과 심장 질환에 시달렸고 최근에는 위암 말기 판정도 받았다.
생에서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던 모자는 지난 1월 경찰이 실종 전담팀을 꾸려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안았다.
행적 추적에 나선 경찰이 2017년 9월 A 씨가 서울 지하철에서 무임승차를 하다 적발된 기록을 확인한 것이다.
실종자가 서울역 인근에서 노숙 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14일 한 노숙인 재활센터에서 재활하는 A 씨를 찾는데 성공했다.
A 씨는 지난 1월 노숙인 생활을 청산하고 직장도 구했다고 한다.
경찰의 권유와 주선으로 A 씨는 지난 19일 어머니와 서울에서 상봉했다.
A 씨는 "어머니를 떠날 때 평생 숨어 살겠다고 다짐했다. 반듯한 사회인으로 거듭나 그동안 못한 효도를 다하겠다"고 울먹였다.
어머니 B 씨는 "경찰이 어떻게 찾았는지 놀랍다. 생전에 자식을 보지 못하리라 여겼는데 꿈만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달서경찰서 실종 전담팀은 올해 장기 실종자 4명과 실종아동 33명, 가출인 55명 등 92명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