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대국(베트남)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베트남에 그대로 투영해 '우리는 왜 사과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일본과 베트남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우리가 일본 측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 정부에 이 같은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마음에 진 빚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원조)나 재해 발생시 쌀 등 식량 지원 등의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 ODA 지원국가 중 1위"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베트남에는 우리 국빈이 방문할 때마다 이 이슈가 계속 제기가 되는데, 외교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인식을 고려치 않을 수 없다"며 베트남이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 김대중 대통령이 베트남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를 언급하며 "그 때부터 베트남의 반응은 '앞으로 잘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과거 문제가 부각되는 데 대해 베트남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베트남 내부에서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가 부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별도의 사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음의 빚'이라고 표현하는 정도에서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 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베트남의 경우 우리가 일본군의 피해자인 것과 반대로 우리가 가해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는 입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일정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이 같은 글이 올라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