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문무일, 故 박종철 열사 부친 찾아 "너무 늦어 죄송하다"

"과거사 밝히고 민주주의 위한 시대적 사명 다할 것"



문무일 검찰총장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축소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 "너무 늦어 죄송하다" 검찰총장 故 박종철 열사 부친 사과방문

문 총장은 20일 오후 2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 사랑의 요양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박 열사의 부친 박정기(90)씨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문 총장과 사법연수원 김기동 부원장, 대검찰청 주영환 대변인, 박정식 부산고검장 등 검찰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또 박 열사의 형 박종부(59)씨와 누나 박은숙(55)씨 등 유가족과 (사)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도 문 총장의 방문을 맞이했다.

"너무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입을 연 문 총장은 박씨에게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말씀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2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 등 유족을 찾아 사과했다. (사진=송호재 기자)
이어 문 총장은 "혼자 고생하셨는데 못 돌봐드려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하며 "후배들이 잘 가꿔 제대로 된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사과를 받은 박씨는 힘겹게 입을 열어 "지금 이게 최고의 조건이다. 최고의 상태다."라며 문 총장의 방문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문 총장은 이미 지난달 3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병원을 방문해 박씨에게 사과하고 재방문을 약속했다.

당시 박씨는 문 총장의 방문을 환영하면서도 "오늘보다 어제가 더 좋았을 것"이라며 검찰의 뒤늦은 사과를 지적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문 총장은 병상에 누운 박씨의 손을 잡은 채 관계자들과 10여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문 총장의 사과가 이어지자 박 열사의 유족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관련 피해자 유족을 만나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문 총장 "과거사 조사 진행 중·시대적 사명 다하겠다."

2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 등 유족을 찾아 사과했다. (사진=송호재 기자)
병실에서 나온 문 총장은 이날 방문의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문 총장은 "1987년 대학생의 결집된 힘이 사회를 변화시켰고 그 시발점이자 한 가운데 박 열사가 있었다."며 "박 열사의 부친께서는 아들이 꿈구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평생 노력을 다 하셨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운영하고 완성해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검찰은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한 축으로서 민주주의 구현에 필요한 시대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총장은 "과거사 위원회가 독립적인 활동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예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본조사에 들어갈 사건이 결정되는 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하고 이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이번 방문에 대해 박 열사 가족은 환영의 뜻을 전하며 검찰이 내부 개혁을 통해 정상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열사의 형 박종부 씨는 "2009년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는 이미 검찰이 31년 전 박 열사 고문치사 축소·은폐·조작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을 밝혀내고 검찰과 국가가 박 열사 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며 "이번 기회에 명명백백히 당시 상황을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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