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김 여사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카드로 4억원 이상을 백화점 등에서 결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14일 소환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해당 법인카드는 친척들이 돌려가며 쓰던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재임 기간까지 10여회에 걸쳐 이팔성(74) 전 우리금융 회장이 'MB 일가'에 건넨 22억5천만원 중 5억원 상당이 김 여사에게, 8억원이 이상득(83) 전 의원에게 꽂힌 정황도 확보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부분 사실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는 남편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총 17억5천만원 수뢰 혐의 중 일부 혐의내용에 연루돼 있기도 하다.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2011년 10월 건넨 10만달러(1억여원)가 자신의 최측근을 거쳐 남편의 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검찰의 의지에 따라 다스에 대한 횡령, 이팔성 전 회장의 뇌물 수수, 국정원 특활비 수뢰·국고손실 등의 공범 혐의로 정식 형사입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수순으로 사태가 진행된다면 검찰의 김 여사 조사는 불가피하다.
꼭 김 여사를 사법처리하지 않더라도, 검찰은 MB 수사의 '중요 참고인'으로서 김 여사를 조사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된 사안들은 남편의 '다스 실소유주', '이팔성·국정원 뇌물 종착지' 여부 확정에 있어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결정된 게 없다"(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여사를 처벌하려는 조사가 아니라, 남편의 혐의를 확정하기 위한 조사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 조사가 이뤄진다면 비공개 소환이나 방문을 통한 조사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정치보복 수사'라는 이 전 대통령 측 반발을 무마할 필요, 방문조사로 진행된 과거 권양숙 여사 때 전례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 시기를 놓고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뒤 이번주 중 신속히 할 것이라는 관측, 며칠 간격으로 연달아 부부를 조사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한참 뒤인 이 전 대통령 기소 직전에나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