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간판스타 신의현(37)이 평창에서 믿기 힘든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두 팔로만 총 61.7km를 달리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목표였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의 감격을 누렸다.
신의현은 17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대회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사상 첫 패럴림픽 우승을 달성할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부담이 너무 많았을까. 신의현은 앞서 열린 5경기에서 목표였던 금메달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도중 실수도 적잖았다. 크로스컨트리 15km에서 값진 동메달을 땄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남은 종목에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결국 신의현은 자신의 꿈을 이뤘고 한국 동계패럴림픽의 새 역사를 썼다.
그가 달성한 결과만큼이나 도전 과정은 값지고 아름다웠다. 크로스컨트리 7.5km 좌식 경기는 신의현이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6번째 종목이자 마지막 개인 종목이었다. 신의현은 마지막 개인 종목에서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신의현이 지금까지 달린 총 거리는 61.7km다.
좌식 경기에 출전하는 하지 절단 장애 선수는 한계에 도전해 보는 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영웅같은 존재다. 썰매 모양의 스키에 단단히 고정된 하지를 버텨주는 허리 힘과 두 팔의 힘만으로 눈밭을 달린다. 그래서 완주를 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는다.
신의현에게는 체력 안배를 위해 일부 종목을 포기하고 주력 종목에 집중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국내에서 열린 뜻깊은 대회인 점을 감안해 어떤 종목도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대회 막판에 달성한 금빛 질주는 더욱 뜻깊다.
한계를 극복한 신의현의 근성과 노력에는 감동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신의현은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큰 충격을 받고 한동안 좌절감에 빠져 지냈다.
신의현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이었다. 특히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에 신의현은 다시 희망을 품었다. 2009년 휠체어농구를 시작했고 2015년에는 노르딕스키에 본격 입문해 3년만에 패럴림픽 챔피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