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35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비핵화는) 어떤 상황과 조건하에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통화는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이후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성과 등을 공유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면 이어 개최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성하겠다"고도 전했다.
또 "과거의 실패에서 비롯된 우려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한반도 비핵화로 집중시켜, 한 달 뒤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중국, 러시아, 일본 방문 결과 등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이들 국가의 적극 지지 의사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되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 보호무역주의를 언급하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할 시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 등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을 두고 한미간 통상문제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단이 보다 융통성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