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집사' 김백준, MB향해 "檢조사서 진실 밝혀질 것"

"변명 않겠다"…MB소환 당일 첫 공판 출석해 혐의 인정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MB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뼈있는 조언'을 건넸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지금 이 시간에 전직 대통령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에서 모두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아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김 전 기획관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대체적으로 인정한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및 불법자금 수수혐의, 다스(DAS)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86), 전두환(87), 고(故)노무현,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조사를 받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어 김 전 기획관은 직접 적은 메모를 꺼내 읽으며 이 전 대통령 소환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도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수사와 재판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또 "저는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남은 여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며 "평생을 바르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 왔는데 전후 사정이 어찌 됐든, 우를 범해 국민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털어놨다.

구속기소된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다만 재판부는 "시간에 쫓겨 재판을 진행할 생각이 없으니 보석으로 피고인을 석방할 수도 있다"며 김 전 기획관의 보석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찰이 김 전 기획관을 구속기소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변호인단에 사건기록의 열람과 복사를 허가해주지 않아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범 수사가 진행돼 부득이하게 (열람‧복사 허가를) 못하게 됐다. 공범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재판도 이날 같은 재판부 심리로 열렸다.

김 전 비서관 측은 "사실관계의 일부 다툼이 있다"며 "횡령이나 뇌물죄는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5000만원을 받아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의 심경변화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할 수 있어 소송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청와대에 돈이 없으니 국정원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에게 요청했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이를 승낙했고, 결국 특활비 5000만원이 김 전 비서관에게 전달된 뒤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거쳐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관 측은 국정원에 요구한 돈을 받아 장 전 비서관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에 돈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