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복귀한 헤인즈는 역대급 外人? 통계로 보는 KBL

'2차 스탯'으로 돌아보는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애런 헤인즈 (사진 제공=KBL)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끝났다. 원주 DB는 꼴찌 후보라는 편견을 깨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서울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날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땄다. 디온테 버튼(DB)은 뛰어난 기량과 화려한 플레이로 시즌 내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두경민(DB)과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는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농구 역시 세이버매트릭스라는 통계 분석을 시도해 더 다양한 기록을 발굴, 농구를 보는 재미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박스스코어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2차 스탯'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

2017-2018시즌 프로농구를 통해 드러난 흥미로운 기록들을 일부 소개한다.

◇ 애런 헤인즈와 서울 SK는 찰떡궁합?

서울 SK의 외국인 포워드 애런 헤인즈는 올시즌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24.0점, 10.6리바운드, 6.0어시스트, 야투성공률 54.9%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생산력이다. 특히 고양 오리온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크게 발전한 패스 능력은 올해 한단계 더 발전했다. 어시스트 6.0개는 2008년부터 KBL에서 뛴 헤인즈의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2차 스탯 중 하나로 VORP(Value Over Replacement Player)가 있다. 대체선수 대비 가치를 뜻하는 기록으로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와 비교할 때 해당 선수의 기여도가 얼마나 높은가를 따진다.

다음은 2017-2018시즌 VORP 상위 10걸(총 출전시간 1000분 이상 기준)이다.

1. 애런 헤인즈(SK) - 11.8
2. 브랜든 브라운(전자랜드) - 10.2
3.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 - 8.8
4. 마커스 블레이클리(현대모비스) - 6.6
5. 디온테 버튼(DB) - 6.5
6. 버논 맥클린(오리온) - 5.8
7. 오세근(KGC인삼공사) - 4.5
8. 데이비드 사이먼(KGC인삼공사) - 3.9
9. 레이션 테리(현대모비스) - 3.6
9. 웬델 맥키네스(KT) - 3.6

역대 KBL 시즌을 돌아보면 올시즌 헤인즈보다 VORP가 높았던 선수는 2005-2006시즌 울산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13.8)와 2011-2012시즌 고양 오리온스의 크리스 윌리엄스(11.4)밖에 없다.

헤인즈는 역대 외국인선수 가운데 손꼽힐만한 시즌을 보냈다. SK가 헤인즈를 다시 영입한 이유이자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원주 DB 윤호영(사진 왼쪽)은 코트에서 압도적인 수비력을 자랑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사진 제공=KBL)


◇ 원주 DB의 우승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수비

최근 농구의 2차 통계에서 각광받는 기록으로 BPM(Box Plus/Minus)이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에서 박스스코어를 보면 '+/-' 부문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해당 선수가 코트에 등장할 때 스코어가 10-10이었다고 가정하자. 스코어가 20-10으로 바뀐 뒤 그 선수가 벤치로 물러난다면 '+/-'는 +10이 된다. 반대로 스코어가 10-20으로 밀린 다음 벤치로 물러나면 '+/-'는 -10이 된다. 당연히 +기록이 가치가 높다.

나머지 4명의 동료가 누구인지, 상대팀의 5명 구성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경기 흐름은 어땠는지 등 여러 변수로 인해 '+/-' 스탯은 높게 인정을 받기도 하고 평가절하받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누적된 '+/-' 기록은 그 가치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BPM은 박스스코어를 기준으로 해당 선수의 '+/-'를 추정, 간접 계산하는 2차 스탯이다. 공격 공헌도를 따지는 OBPM(Offensive BPM)과 수비 공헌도를 뜻하는 DRPM(Defensive BPM)을 더하면 해당 선수의 BPM이 완성된다.

DRPM을 보면 원주 DB의 정규리그 우승 원동력의 핵심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올시즌 주전 혹은 주축 식스맨으로 활약한 선수들 기준(총 출전시간 700분 이상) DRPM 상위 10걸이다. 10명 중 3명이 DB 소속 선수들이다.

1. 브랜든 브라운(전자랜드) - 5.6
2. 애런 헤인즈(SK) - 4.6
3. 디온테 버튼(DB) - 3.7
3. 이종현(현대모비스) - 3.7
5. 윤호영(DB) - 3.6
6. 마커스 블레이클리(현대모비스) - 3.5
7.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 - 2.4
8. 오세근(KGC인삼공사) - 2.3
9. 서민수(DB) - 2.2
10. 최준용(SK) - 2.1

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는 포워드로서 슈팅 효율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시즌을 보냈다. 3점슛 성공률 부문에서 리그 1위(44.8%)에 등극했다 (사진 제공=KBL)


◇ 2017-2018시즌 득점 효율甲은 누구?

TS%(True Shooting percentage)라는 농구의 2차 스탯이 있다. 일반적인 야투성공률에 3점슛과 자유투를 보정한 기록이다.

2점슛, 3점슛 그리고 자유투를 모두 포함해 해당 선수가 슛을 던질 때 득점 효율을 따지는 스탯이다.

같은 50%의 야투(2점+3점)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고 가정하면 3점슛을 더 많이 던진 선수의 가치가 당연히 높다. 야투성공률은 자유투 기회를 많이 얻고 성공률 역시 높아 다득점을 쌓는 선수의 가치를 포함하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을 보정한 기록이 TS%로 해당 선수의 슛 시도당 득점 효율성을 비교해볼 수 있다.

다음은 올시즌 TS% 순위.

1. 버논 맥클린(오리온) - 65.6%
2.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 - 63.2%
3. 차바위(전자랜드) - 61.3%
4. 두경민(DB) - 60.5%
5. 애런 헤인즈(SK) - 60.4%
6. 마커스 커밍스(삼성) - 60.3%
7. 찰스 로드(KCC) - 60.0%
8. 리온 윌리엄스(KT) - 59.8%
9. 데이비드 사이먼(KGC인삼공사) - 59.7%
10. 마커스 블레이클리(현대모비스) - 59.3%

안양 KGC인삼공사의 간판 슈터로 이름을 날린 전성현 (사진 제공=KBL)


◇ '3점슛을 던져라?'

미국프로농구(NBA) 2014-2015시즌은 눈에 띄는 특징을 하나 남겼다. 서부컨퍼런스와 동부컨퍼런스에서 각각 3점슛 성공 부문 1,2위를 차지한 팀들이 나란히 컨퍼런스 결승 무대에 오른 것이다.

서부 1위 휴스턴 로켓츠(11.4개)와 2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0.8개)가 격돌했고 동부에서는 1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10.1개)와 2위 애틀랜타 호크스(10.0개)가 파이널 진출을 다퉜다. NBA 역사상 각 컨퍼런스 3점슛 성공 1,2위 팀들이 나란히 4강에 진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3점슛을 막 던지면 난사다. 하지만 3점슛을 잘 던지면 효율적일 수 있다. 3점슛의 기대 득점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2017-2018시즌 NBA 정규리그 승률 1위를 기록 중인 휴스턴은 NBA 역사상 최초로 3점슛 시도 비율이 2점슛 시도 비율보다 높은 구단이다.

올시즌 프로농구에서 팀 전체 야투 시도 중 3점슛 시도의 비율이 30%를 넘긴 구단은 예외없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총 야투 시도 중 3점슛 시도 비율이 37.8%로 가장 높은 원주 DB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 현대모비스(37.3%)는 4위를, 안양 KGC인삼공사(34.0%)는 5위를, 서울 SK(30.4%)는 2위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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