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이 끝나고 창피했어요"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의 간판 김단비는 청주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나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청주 원정에서 57-75로 크게 졌다. 팬들은 팽팽한 승부를 기대했지만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김단비는 "1차전이 너무 크게 졌다. 2차전 역시 힘든가 생각도 들었다. 체력전으로 가면 결국 키가 큰 KB스타즈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서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못 쓰게 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안방에서 반격했다. 13일 오후 인천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KB스타즈를 72-68로 눌렀다. 플레이오프를 15일 최종 3차전 승부로 끌고 갔다.
김단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김단비는 23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은 "김단비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줬다.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김단비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우리가 약하다고, 0대2로 질 거라고, KB스타즈가 결승에 올라갈 거라고 10명이면 10명 다 그렇게 말했다. 아직 안 끝났다. 우리에게는 한번 더 기회가 남았다. 3차전 때 우리 모두 오늘처럼 자신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명장면 중 하나는 3쿼터 종료 버저와 동시에 터진 윤미지의 버저비터 3점슛이었다. 시간에 쫓겨 중앙선 바깥에서 급하게 던진 슛이 림을 갈랐다.
김단비는 "깜짝 놀랐다. 정작 슛을 넣은 (윤)미지 언니가 좋아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어서 우리도 좋아할 틈이 없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