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접견실의 풍경 중 최근 우리나라 주요 인사들이 아베 총리와 면담하려고 방문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의자였다.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 그리고 작년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이 이곳을 각각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낮았다.
한국 사절이 앉았던 의자는 분홍색이고 아베 총리의 것은 금색 꽃무늬였고 의자 높이도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더 높은 의자의 아베 총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의자의 한국측 방문자를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됐던 것이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한국 외교사절을 '낮춰 대하는' 의전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식의 '의자 차별 의전'은 우리나라 인사 이외에도 정상급이 아닌 외국 인사들을 아베 총리가 면담할 때 지속했던 관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서훈 원장과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는 금색 꽃무늬 의자로 동일했다.
우선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 기자들 사이에선 "한국 언론의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진 것 아니냐"고 추측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세기의 빅이벤트'를 앞두고 관련 정보의 공유를 기대하는 일본 정부가 스스로 '의자 차별 의전'을 개선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렸다.
이와 관련해 일본 총리 공관 측은 가타부타 확인하지 않았다.
서 원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은 애초 15분간으로 예정됐으나, 4배인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아베 총리가 서 원장에게 북한과 관련한 상황, 북한의 현재 입장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하며 대단히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