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소환 'D-데이'…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 '피의자'

110억대 뇌물 수수 혐의 등…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피의자 소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및 불법자금 수수혐의, 다스(DAS) 관련 의혹 등을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인 오늘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다.

이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에 출석한다면 노태우(86), 전두환(87), 고(故)노무현,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조사를 받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 된다.

헌정 사상 가장 먼저 검찰에 불려간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5년 노 전 대통령은 30개 재벌로부터 2838억원대 불법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그해 11월 대검찰청에 출석,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을 받았지만 검찰소환 직전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떠나 수사에 불응했다, 결국 체포된 뒤 구속 상태에서 검찰조사를 받았다.

내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은 그러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지 8개월 만인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왼쪽부터) 노태우(86), 전두환(87), 고(故)노무현, 박근혜(66)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세번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랜 후원자인 박연차(73)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로 2009년 4월 대검찰청에 소환돼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그해 5월 서거하면서 수사는 결론 없이 종료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의 각종 의혹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 지난해 3월 대통령직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뒤, 같은 달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됐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강제 출연하게 하고, 최씨의 딸 정유라(22)씨 승마 지원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받고 다음 달 있을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논현동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그로부터 1년 뒤, 박 전 대통령이 지나갔던 검찰 포토라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다.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정호영(70) 특별검사팀(BBK 특검)의 방문조사를 받은 지 10년 만이다.

이날 소환 조사는 'BBK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인 장용훈 옵셔널캐피탈 대표가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말고도 국정원 특활비 상납사건, 불법자금 수수 의혹 등으로 모두 11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다.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 다스 관련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았던 검찰청사 1001호에서 조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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