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선생 고발했지만 입단속…" 고교생 성폭력 폭로

경남여성대회서 발언…도교육청 진상 조사

(사진=자료사진)
경남의 학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13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경남여성대회 행사에서 고교생 2명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김해의 한 고교생은 "'난 정관 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아 괜찮다'라는 말을 한 교사를 교감에게 고발했다"고 털어놨다.

이 학생은 그러나 "다른 교사들이 찾아와 '부모에게 말하지 마라'고 입단속을 시켰다"며 덮기에 급급했던 학교를 비판했다.

학생은 또, "팔에 뽀뽀를 하거나 교복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맨살을 만지는 등 학교 안에서 교사나 남학생들로부터 일상적으로 성폭력을 당하고, 여학생의 몸이 품평의 대상이 되는 성차별을 겪고 있다"고 폭로했다.

창원의 한 고교생도 중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너희들은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많이 생산해야 하니 건강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든가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에게는 '술집 여자냐, 남자를 꼬시러 가냐'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이런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김해 지역 전 학교를 대상으로 확인 요청에 들어가 3년 전 중학교 때 벌어진 사안으로 확인했다.

도교육청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이 직접 피해를 당했는 지, 아니면 목격된 사실을 발언한 것인 지를 파악하기 위해 피해 학생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본인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 하고 있어 해당 중학교를 방문해 내용 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창원의 학생은 현재 특정이 어려워 이 학생을 찾아 정확한 진술을 듣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피해 학생들을 만나 면담을 진행한 뒤 가해자가 특정될 경우 조사를 벌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 보호가 우선"이라며 "심리 상담도 병행하는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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