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소환 D-1…검찰 막바지 작업 vs MB "담담히 준비"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두고 조사를 위한 질문지 작성은 물론 경호 관련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담담하게 조사를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조서를 정리하는 등 질문지 작성 작업에 한창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비해 혐의 내용이 많고 복잡한 만큼, 100여 쪽으로 알려진 전례에 비해 질문지 양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의혹,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인사 청탁성 금품수수 의혹,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20개에 육박한다.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을 토대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구체적 사실 관계 자체를 묻는 질문 보다는, 그의 관여 여부와 입장을 확인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검찰은 소환 전 마지막 주말까지 박영준 전 차관 등 이 명박 정부 시절 측근 관료들을 소환해 새벽까지 조사했다.


특히 사실관계와 관련해 검찰은 방대한 조사를 거쳐 돈의 흐름 등을 파악한 만큼, 새로운 사실을 추가로 확보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수사 수순'으로써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 측은 차분하게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구속 영장이 청구되는 것까지 수순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강훈·피영현 변호사가 이날 검찰에 선임계를 내고 공식 대응에 들어갔다.

키를 잡고 있는 강 변호사가 줄곧 이 전 대통령 곁에서 혐의 관련 전반에 대한 얘기를 듣고 반박 논리를 짜고 있다. 애초 선임계를 함께 제출할 계획이었던 정동기 변호사는 자격이 없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참여가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삼성 소송비 대납 사건의 경우 혐의가 없다는 걸 증명할 자신이 있다"면서 "다른 혐의들 역시 이 전 대통령까지 뇌물이 갔다는 직접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일부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확정되지 않은 혐의 사실을 중계 방송하듯 언론에 공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검찰을 향한 강한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을 한 차례만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방대한 혐의내용까지 고려하면, 이 전 대통령 조사 시간은 자정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