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엠넷이 달라졌다…'고등래퍼2'를 보면 그렇다

'고등래퍼2' 출연진(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음악채널 엠넷이 달라졌다. 3회까지 방송된 '고등래퍼2'를 보면 그렇다.

국내 최초 고교 랩 대항전을 표방한 '고등래퍼2'는 지난해 방송된 시즌1, 그리고 엠넷이 그간 선보인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보다 한층 진화한 모습이다.

11일 현재까지 3회 분량이 방송됐는데 10대 청소년들의 문화를 힙합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취지를 충분히 잘 살리고 있다.


자극적인 요소가 줄어든 덕분이다. 앞서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는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잡음이 발생했고, '디스 배틀' 등 과도한 경쟁구도는 랩 가사 논란 등으로 이어졌다.

반면 '고등래퍼2'에는 현재까지 '편집의 희생양'이 없고, 가사로 인한 논란도 없다. 또한 제작진은 출연자간의 경쟁 구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들의 랩 실력, 그리고 그 랩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2화와 3화에서 펼쳐진 '팀 대표 결정전'은 '고등래퍼2'가 최근 몇 년간 방송된 엠넷의 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결이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준 미션이었다.

제작진은 '팀 대표 결정전'에서 참가자들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판을 짜줬다. 시간제한이나 중도 탈락 같은 제도 없이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고등래퍼2' 3화 방송화면(사진=엠넷 제공)
이에 참가자들은 10대로서 각자 자신들이 갖고 있는 꿈과 고민, 힙합에 대한 사랑과 열정 등을 진정성 있는 랩으로 들려줬다. 또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힙합문화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멘토 군단' 역시 '독설'이 아닌 따뜻한 조언과 격려로 그들에게 용기를 심어줬다.

'고등래퍼2'는 지난 시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시즌1은 큰 이슈를 불러 모았지만, 일부 참가자가 과거 행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문제작'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엠넷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출연자 심의위원회를 신설해 논란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지역 예선 제도를 과감히 폐지, 3차 면접을 뚫고 선발된 32명에게 초점을 맞췄다.

'고등래퍼2' 포스터(사진=엠넷 제공)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적중했다. '고등래퍼2'는 3회까지 논란의 참가자 없이 순항 중이며, 1화부터 32명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뤄져 프로그램의 속도감과 몰입도가 지난 시즌보다 높아졌다는 평이다.

출연자가 줄어들면서 '명상 래퍼' 김하온을 비롯해 이병재, 배연서, 윤병호, 조원우 등 개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참가자들의 캐릭터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고등래퍼'는 지난 9일 방송된 3화로 1.4%의 전국 가구 시청률을 기록(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하며 지난 시즌의 최고 시청률을 방송 3회 만에 뛰어 넘었으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팀 대표 결정전'을 통과한 16인이 자신을 이끌어줄 '멘토'를 확정한 가운데 차주에는 1차 팀 대항전 2대 2 배틀이 펼쳐진다. 8회 분량으로 기획된 '고등래퍼2'가 지금의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 새로운 랩스타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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