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추모인가"…유아인·정일우 SNS가 부른 '화'

배우 유아인과 정일우. (사진=자료사진)
배우 유아인과 정일우가 고(故) 조민기의 추모와 관련해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유아인은 9일 자신의 SNS에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영화 '엘리자베스'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메리1세 여왕이 종교인 박해의 일환으로 남성 사제들을 화형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이 게시물에 유아인은 네티즌들이 의견을 쓸 수 없도록 댓글창을 막아뒀다.

중세 시대, 화형은 '마녀사냥'을 대표하는 형벌이었다. 여성에 대한 가장 대표적이고 잔혹한 박해로 꼽히는 마녀사냥은 무고한 여성들을 혼란스러웠던 공동체의 희생양으로 내몬 사건이다. 주로 힘없는 과부 등이 대상이었고, 프랑스의 국민 영웅 잔다르크 또한 마녀사냥의 희생자였다.

유아인은 지난 페미니스트 논쟁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했던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각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었던 고(故) 조민기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사망하자 이 같은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현재 제대로 된 경찰 조사와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떠난 고(故) 조민기의 사망으로 인해 미투 운동이 마녀사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여론이 생겨나 피해자들의 심적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 순교자들이 화형당하는 영상은 미투 운동을 왜곡해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가희 작가는 유아인의 화형식 영상과 관련해 "여태까지 미투 운동 성행할 때는 일언반구 없다가 가해자 죽으니 마녀사냥 관련 영상 하나 올린다. 미투 운동의 뜻과 흐름은 일부 남성들도 주제 파악을 잘하던데 자칭 페미니스트라는 당신은 그것조차 이해하지 못했나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의 수많은 비호 아래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피해자들의 삶을 때때로 죽이고, 삶의 결정권을 박탈한 가해자 옆에 서라.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라"고 유아인을 직격했다.

이어 "페미니스트라는 분이 마녀사냥 관련 글을 올렸을 때는 그 사냥의 근간부터 알아야 한다. 무고한 여성에게 마녀 프레임을 씌워 죽였던 역사적 사실을 배제하고 가해자 감싸기에 급급해 저 영상을 올렸다"면서 "이런 사람도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쳐주는 게 웃기다. 피해자의 삶을 이백번 연기하면 뭐하느냐, 이해하지를 못하는데. 백날 이해해도 당장 여성의 인권은 '내'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런가하면 정일우는 고(故) 조민기를 추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

검은 바탕의 사진에 'Pray for you'(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라는 추모 멘트를 게시해 바로 어제(9일) 사망한 고인에 대한 추모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한 네티즌은 "누구를 위한 추모인가. 본인이 조민기에게 문상을 가거나 개인적으로는 어떤 추모를 해도 관계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SNS에 저렇게까지 고인을 추모한다는 생각을 노출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의 죽음으로 인해 또 한 번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은 생각하지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일우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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