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가 검찰의 소환 요구가 없었는데도 자진 출석하면서 같은 검찰청사 안에서 두 사람이 조사를 받으면서 김 씨 조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김 씨의 변호인 장윤정 변호사는 10일 오전 9시 35분쯤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부지검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출석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도 "김 씨는 꿋꿋하게 본인의 피해사실을 솔직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만 하루에 가까운 조사를 받은 데다, 신변 노출을 우려해 빠로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 조사는 김 씨가 지난 6일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고소한 뒤 이뤄진 첫 피해자 조사였다.
함께 김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혜선 변호사는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충분히 휴식하며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사실대로 충분하게 잘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안이 엄중하기에 검찰에서 철저하게, 공정하게 수사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 허위사실, 사적인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며 "2차 피해를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김 씨 측 변호인은 "안 전 지사의 일방적인 출두 통보에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태도가 아니"라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전날 오후 5시쯤 검찰청사에 나온 뒤 이날 새벽 2시 30분쯤 귀가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 선 안 전 지사는 김 씨에 대해 "저를 지지하고 열심히 했던 참모"라며 "상실감과 배신감을 줘 미안하다"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추가 피해자를 인정하는지 등의 질문엔 "검찰 조사가 많이 남았고, 이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성범죄에 대한 수사가 보통 피해자의 진술을 듣고 난 뒤 이를 토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피의자에 대한 조사 수순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추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23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지만, 안 전 지사가 이 보다 늦게 조사를 시작해 8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김 씨보다 일찍 나왔다는 점에서 검찰이 아직 더 확인할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추가 피해자가 역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