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트럼프 정상회담…한반도에 '데탕트' 여나?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자료사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규모와 속도를 가진 변화이다. 한반도에서 '데탕트'를 열릴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반도의 '빅 스프링'이 오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역사적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4월말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에 이어, 5월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위원장간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한마디로 '빅 서프라이스(Big Surprise)'라는 말 이외에는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적절한 용어를 찾기 힘들다. 그야말로 한반도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전대미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물론 신중해야 하고 낙관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아직은 '말'로만 오갈 뿐 행동이 오고가는 형국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과 5월에 연이어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25년간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한반도의 지각틀을 완전히 탈바꿈 시킬수 있는 중대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북핵 협상의 틀과 형식도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차원으로 열릴 수 밖에 없게 됐다.

4월과 5월 '초대형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북핵협상은 '6자회담→정상회담' 순이 아니라, 사실상 '정상회담→북핵실무협상'이라는 역순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일단 북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큰틀을 담판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려면 북한 핵에 대한
비핵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면 종이에 글자를 그리는 과정이 하나의 교섭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3월과 4월 그리고 5월 북미정상회담이 열릴때까지 북미간에는 상당한 횟수의 대화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비핵화협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북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선언을 바탕으로 핵물질 프로그램을 어떻게 동결할 것인가 등의 문제 등을 놓고 구체적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런 과정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 5월 북미정상회담이 실현되면 한반도 상황은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동칠 수 있다.

과거 북핵협상 패턴과 달리, 이번에는 북미정상회담이 '큰 담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북 소식통은 "이번에는 북미 양국 최고지도자가 담판을 벌여 구체적 목표와 시간을 정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과거 북핵협상과 달리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라고 늘 강조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스토롱맨'으로 불릴 정도로 성격이 화끈하고 '빅딜'을 선호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케미스트리)'이 이뤄진다면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의 길은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실제로 마거릿 대처 전 영국수상은 1984년 고르바초프가 소련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한 후, 첫 '영-소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처 전 총리는 고르바초프와 회담을 가진 뒤 "나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를 평가한 대처의 이 발언은 냉전 종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역사적 발언'이 되었다. 이후 동구권 국가가 몰락했고 독일 통일로 연결되는 20세기 대반전이 일어났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현안과 어젠다를 중심으로 전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남의 효과'가 가져 올 후폭풍은 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성급한 추측들이다. 그러나 2월과 3월 들어 한반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기적처럼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남북.북미로 이어지는 '초대형 외교전'이 어떤 구조적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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