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승해도 역사다' 女 농구 봄날의 삼국지

'어색한 악수?'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국민은행 안덕수(왼쪽부터), 우리은행 위성우,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이 우승컵을 앞에 놓고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WKBL)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가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11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정규리그 2, 3위 간의 3전2승제 플레이오프(PO) 승자가 17일부터 1위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를 펼쳐 쟁패한다.

봄 농구를 펼칠 세 팀은 1~3위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국민은행, 인천 신한은행이다. 올 시즌 패권을 누가 차지해도 새 역사를 쓴다.

일단 이번 봄 농구의 테마는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를 과연 누가 저지할 수 있을까다. 가장 힘들었다던 올 시즌도 6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낸 우리은행이다. 토종 센터 양지희와 대체 자원 이선화가 모두 은퇴하고, 드래프트에서 뽑힌 외인 2명을 모두 교체했지만 결국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다.

'챔피언의 여유'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박혜진이 8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사진=WKBL)
우리은행은 2년 연속 정규리그 MVP에 오른 박혜진과 올 시즌 재기에 성공해 베스트5에 뽑힌 김정은, 베테랑 임영희까지 최강 국내 라인을 갖췄다. 여기에 백조로 변신한 대체 외인 나탈리 어천와까지 29승6패, 승률 8할이 넘었던 우리은행이다.

챔프전까지 우승하면 우리은행은 2007년 여름리그부터 통합 6연패를 이룬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단일리그로만 따지면 신한은행은 2007-2008시즌부터 55연패다. 우리은행이 올 시즌 우승하면 WKBL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6년 연속 지도상을 받은 위성우 감독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우승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위 감독은 8일 PO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이다 보니 여유는 있는데 반대로 경기 감각이 걱정돼 최대한 잃지 않게 훈련할 것"이라면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피터지게 싸워서 올라오면 좋겠고, 3경기에서 끝낸다는 목표로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혜진도 우승 공약에 대해 "팀 우승 여행도 보내주고 충분히 (해줄 것은) 다 해준다"면서 "바랄 건 없고 우승했을 때 (선물은) 따라오는 거라 잘 꼭 우승을 더해야 할 것 같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은행 슈터 강아정과 안덕수 감독이 8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팔짱을 끼는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WKBL)
국민은행은 1998년 WKBL 출범 이후 단 한번도 챔프전 우승이 없다. 정규리그는 2번 우승했지만 PO와는 인연이 없었다. 2002년 겨울, 2006년 여름, 2011-2012시즌, 2014-2015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구단 역사상 최초의 우승이 된다. 그만큼 우승이 절실한 국민은행이다. 우리은행에 시즌 전적 4승3패로 유일하게 앞선 팀이기도 하다.

193cm 듀모 '괴물 센터' 박지수(193cm)와 다미리스 단타스 트윈타워는 최강이다. 여기에 강아정, 김보미의 외곽포도 위력이 있다. 국민은행은 올 시즌 팀 득점(평균 73.4점), 리바운드(43개), 도움(16.2개), 3점슛(6.8개) 모두 1위였다.

안덕수 감독은 신한은행과 PO에 대해 "2승으로 끝내겠다"면서 챔프전 진출을 자신하면서 "지난 시즌과 다르게 선수들이 많은 좋은 경기 보여줬는데 잘 추스려서 PO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슈터 강아정도 "신한과 우리은행은 모두 6연패씩을 했는데 너무 욕심이 많다"면서 "이번에는 내가 우승을 해서 6연패에 도전하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우리는 도전자'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과 에이스 김단비가 8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는 모습.(사진=WKBL)
신한은행은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17승18패로 2위 국민은행(27승8패)과 승차가 10경기나 난다.

하지만 단기전이라는 변수를 노린다. 신기성 감독은 "PO에서 2승으로 올라가는 게 체력적으로 좋다고 하지만 여자농구는 그렇지 않다"면서 "3위 확정을 하고 5일 쉬는 동안 체력 훈련을 제대로 했고, 팀의 장점인 트랜지션과 스피드 외에 다른 것을 준비했다"며 비장의 카드를 예고했다.

사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 이전 최강팀이었다. 6연패 기록도 먼저 썼다. 올 시즌 우리은행을 저지한다면 6연패 기록은 유일하게 신한은행의 차지가 된다. 신 감독은 "우리은행의 연승을 깨고 개막전에서도 이기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던 좋은 기억이 있다"면서 "6연패 기록은 가치 있고 대단한 것이라 쉽지 않겠지만 우리은행을 막아서는 상대가 신한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이어가 보겠다"고 다짐했다.

에이스 김단비는 "아직 멀리 있지만 우승을 꼭 해서 공약으로 비시즌 7, 8월 훈련 때 코칭스태프도 한 달 동안 선수들과 똑같이 왕복달리기 등 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혹독한 훈련을 한 신한은행이다.

은행권 세 팀이 벌이게 될 2017-2018 봄 농구. 누가 우승을 차지해도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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