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운명'…"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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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운명이 갈렸다.

지난 7년간 3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로 사실상 회생이 불투명해 진 반면, STX조선은 사업개편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자력 생존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성동조선의 법정관리행은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커의 수주 부진으로 남은 일감이 거의 없어 추후 이익 실현을 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동성 부족으로 올해 2분기 부도가 우려돼고 있어 법정관리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게 채권단인 수출입은행측의 판단이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한 결과 청산가치(7천억원)가 존속가치(2천억원)보다 큰 것으로 이미 평가됐다.


법정관리하에서 기적처럼 회생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채권단 측에서 신규자금 투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확실히 밝혀 지난 2016년 10월 법정관리 이후 파산 수순을 밟았던 국적선사 한진해운의 길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STX조선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관리하에 고정비 감축과 자산 매각 등 강도높은 자구계획과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로의 사업재편이 추진된다.

STX조선은 지난 2016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채무 건전성 개선을 통해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바 있다.

STX조선은 현재의 경쟁 구도와 원가 구조만 놓고 볼 때 여전히 정상화가 불확실 상황이지만 지난 2월 말 현재 가용 자금이 1천475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무엇보다 10척 이상의 일감이 아직 남아있어 내년까지 버틸 수 있는데다 추가수주협상도 여러 척 진행중이라는 측면이 정상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데 주요 원인이 됐다.

다만,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없이 자력으로 생존해야하는 만큼 자체 생존을 위한 길은 역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채권단은 오는 4월9일까지 새로운 자구계획과 인력 감축,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한때 수출강국의 상징이자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던 대한민국 조선업계가 현재 상태에 이른 것은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무리한 덩치키우기에만 몰두하다 맞게 된 결과다.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린 성동조선과 STX조선 두곳의 중견 사업체를 차지하고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역시 큰 어려움 속에 처해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2008년 전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곤두박질 치면서 선박 발주가 절반가까이 줄어드는 시점에 우리 조선업계는 2006년 전후 대호황 시절 급격히 늘려온 생산·공급시설 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지속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업계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조선 산업 전반에 걸쳐 몰고 올 파급 효과를 우려해 한 곳은 버리고 다른 한 곳은 살려보려는 정부의 의자가 표현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조선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소생이 힘들어 보이는 부실 업체를 다른 곳에 무리하게 떠넘기는 것 아닌가하는 시장의 우려와 불확실성을 다소나마 해소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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