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또다시 정치생명에 큰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사면된 지 69일 만이다.
정 전 의원은 7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트럴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취소 사실이 기자회견 10분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 시기 등을 면밀히 고려해 계획한 기자회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연 취소가 된 배경에는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이른바 '미투 운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언론은 2011년 정 전 의원이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나는꼼수다)로 유명세를 타던 시기에 기자 지망생인 여대생을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전 의원이 미투 운동에 휘말리게 되자, 서울시장 경선이나 당 관련 문제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은 아직 입당 전"이라며 "(예비후보자 검증 등)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논란 이후 화들짝 놀란 민주당은 성범죄 연루자는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은 전국윤리심판원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미투 운동에 연루된 이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당 복당마저 여의치 않는 상황이 되면서 정 전 의원은 난감한 처지가 됐다. 정청래 전 의원 등 정 전 의원을 돕기로 했던 인사들도 정 전 의원 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유의 입담과 거침 없는 발언으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던 전 의원도 미투 운동의 거대할 물결에 휩쓸려갈 위기에 처했다. '나꼼수' 활동 등에 힘입은 정봉주 전 의원의 트위터 팔로워는 82만 6천여명에 달한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제기한 BBK 괄련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도 드러나면서 정 전 의원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