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을 상징하는 보라색 물결이 퇴근시간대 맑은 날씨속에 평화의 소녀상 앞을 메우고 있었다.
여수 여성복지시설연합회(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갈릴리교회, 성공회 여수교회, 여수YMCA, 여수 YWCA, 여수시 여성단체협의회,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9개 단체 참여)가 마련한 ‘#Me Too 첫 화요집회'가 열린 현장.
집회 주제는 ‘약자에게 가해지는 차별·폭력 근절을 위한 #Me Too’ 였다.
사회자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모인 이유에 “소녀상이 만들어 지기까지 침묵강요, 존재 부인, 낙인 등 굉장히 많은 사건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상에 있는 이 소녀는 추후에 용기 있는 여성이 돼 미투운동의 시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집회에 참석한 100 여 명의 참가자들은 보라색 스카프, 조끼, #Me Too를 대변하는 검정색 마스크를 쓴 채 #Metoo #WithYou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미투 운동에 지지를 보냈다.
이명자 여수YWCA 회장과 정운애 여수여성쉼터 시설장의 화요집회 성명서 낭독으로 집회가 시작했다.
시민 발언 시간에는 미리 신청 받은 7명의 시민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미투 운동의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동참했다.
발언자들은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를 낙인찍고 피해자 탓으로 회피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연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겪은 성희롱 사실을 용기 내 털어놓으면서 더 이상 성폭력, 성희롱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집회 참석 차 담양에서 온 A씨는 대학교 시절 기차 안에서 당한 성추행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때는 소극적인 대처밖에 하지 못한 사실이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로 당당해 지자"고 말했다.
여수에 사는 B씨는 “그 동안 피해를 당해온 여성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 옆에 있으면서 용기있게 이야기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며 “약자를 함부로 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 남성도 발언에 나서 미투운동이 진정한 남녀성평등을 위한 촉진제가 되길 소망한다고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집회 중간 중간 참가자들은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근절하라!” , “여수시는 폭력방지 및 피해자를 구제하는 실효성 있는 조례를 제정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민 발언 후에는 '상록수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는 다함께 흰장미를 들고 춤을 추는 시간으로 7시쯤 마쳤다.
이 춤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몸짓이다.
흰장미는 여성폭력을 반대하며 저항하는 의미로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과 성평등으로 향하는 꽃길을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집회에서는 폭력피해 여성 지원을 위한 실천 활동 서약서를 작성하고 #MeToo-With You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에 태그하는 특별순서도 마련했다.
김선관 여수 여성복지시설연합 회장은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방지를 막기 위해서는 함께 지지해야 한다”면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차별과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화요집회를 매달 첫째 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