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논란이 불거진 이튿날인 6일 그야말로 총공세를 펼쳤다. 안 전 지사 개인은 물론, 민주당과 청와대까지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사건은 겉과 속이 다른 더불어민주당과 좌파진영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신의 수행비서까지 성폭행하는 주자를 내세워 30년이나 넘게 집권하겠다는 망상을 가졌던 것이냐"며 "'성폭력과 더불어사는 민주당'이 자신들은 물론, 문재인 청와대, 정부, 그리고 좌파진영 전체를 어떻게 진정성을 갖고 제 살을 도려내며 청소하고 성찰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즉각 이번 논란을 지방선거와 연결짓고, 불리했던 구도를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앞으로 정치는 미투 정권과 순수 보수세력의 대결"이라며 '심판 프레임'을 내걸었다. 홍 대표도 이날 '한국당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미투운동이 더 가열차게 돼서 좌파들이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도부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충남지사 선거에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충남 무공천' 주장도 제기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진심으로 민주당이 성폭력당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충남지사 후보를 공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충격에 빠진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부에선 지방선거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당초 홍 대표가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6석 이상 당선'을 목표를 제시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조차 "영남권 5곳 확보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기류변화다. 한 한국당 의원은 "충남 선거는 확실히 해볼만 한 것 아니냐"며 "(6석 이상 당선)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중요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지역의 민심이 요동치면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논리다. 홍 대표는 최근 이인제 전 의원에게 충남지사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한켠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현 정권에는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끼칠 사건이지만, 이탈한 민심이 한국당으로 올 지는 미지수"라며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미투는 여야를 불문하고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사안이라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미투 연루자는 엄격한 잣대로 다시 보고, 또 다시 보는 도덕성 잣대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당론으로 채택한 성명서에서 "성범죄에 여야가 없고, 진보와 보수가 없으며, 미투에 좋고 나쁨이 없다"며 "미투 운동이 이미 법조계, 문화예술계, 교육계를 넘어 정계까지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지원 ▲교육계 성폭력 처벌 강화 규정 등의 내용을 담은 성폭력 근절 법안도 발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