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겠다던 안희정 지사 '잠적'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성폭행 고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겠다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 발언을 한 뒤 잠적했다.

안 지사는 지난 5일 정무비서가 JTBC에서 성폭행을 고발한 뒤 충남도 지휘부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JTBC 인터뷰가 끝난 5일 밤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 남궁 영 충남도 행정부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조만간 이 사안과 관련해 기자들 앞에서 소상히 얘기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발언을 한 뒤 안 지사는 연락을 끊었다.


6일 새벽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분들게 정말 죄송합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만 올렸다.

충남도는 안 지사의 전화와 SNS 글 등을 볼 때 안 지사가 밤사이 입장을 정리한 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충남도에 전달했다.

남궁 행정부지사는 "사퇴한 윤원철 정무부지사가 아침에 전화로 안 지사가 사임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 지사는 남궁 부지사와의 연락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사안을 잘 알지 못하는 남궁 부지사가 이날 오전 긴급브리핑을 열고 안 지사를 대신해 도민에게 사과했다.

충남도에서는 파문이 확산되는 만큼 안 지사가 직접 국민들 앞에 나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이번 사안을 설명해야 한다는 말을 내놓고 있다.

한 간부 공무원은 "지사님이 나오셔서 관련 내용을 얘기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잠적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안 지사나 안 지사 정무라인 모두 연락을 끊고 있어 충남도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 지사 측 정무라인인 윤원철 정무부지사 등 10여 명은 이날 오전 안 지사와 함께 사표를 낸 뒤 연락을 끊은 상태다.

이들은 전화를 꺼놓거나 받지 않고 있으며, 또 다른 1명은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만을 보낸 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충남도 관계자는 "검찰이나 경찰에 출두하는 상황이 오기 전에 안 지사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이번 사안에 대해 소상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성폭행 핫이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