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은 지난달 19일 평창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했지만 막판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체대)보다 한참을 뒤처져 들어왔다. 이후 동료들과 멀찍이 떨어져 눈물을 쏟는 모습이 나오면서 '왕따 주행'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김보름이 준준결승 탈락의 원인을 노선영에게 돌리는 듯한 인터뷰가 나오면서 논란은 커졌다. 20일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총감독과 김보름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을 해명하고 인터뷰 태도 등에 대해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김보름과 백 감독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노선영이 특정 언론사를 통해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는 인터뷰가 나왔기 때문이다. 노선영이 3명이 뛰는 팀 추월에서 마지막 순서에 간다는 백 감독의 전술에 대해 반박하면서 화를 키웠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의 뉴스에는 노선영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때문에 논란이 더욱 커진 상황.
이는 노선영이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은 탓도 적잖았다. 당초 20일 기자회견에 노선영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회견장에 출발하기 불과 15분여 전 불참 의사를 백 감독에게 통보했다. "감기로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였지만 노선영은 이날 오후 박지우와 함께 선수촌 밖으로 외출을 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노선영은 23일 오후 매스스타트 훈련을 마치고 일부 취재진에게 "올림픽이 아직 안 끝나서 다른 선수들 경기가 아직 남아있기에 모두 열심히 준비했는데 지금은 어떤 얘기를 해도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면서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올림픽이 끝나면 말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여기서 말할 수 없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한다"고 취재진에게 덧붙였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의 마지막 종목인 매스스타트 경기가 열린 24일에도 노선영은 끝내 믹스트존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취재진 사이에서는 "노선영이 일부 기자들에게 오늘 경기가 끝나면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겠다고 알려 왔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기다렸던 취재진에게 노선영 대신 밥 데 용 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가 "노선영은 서울 집으로 갔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일주일이 흐른 지난 5일 CBS노컷뉴스는 노선영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지금은 별로 할 얘기가 없다"면서 "다시 얘기를 하게 되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이어 "현재 훈련은 하고 있지 않다"고 근황을 전하면서 "나중에 말할 때가 되면 연락을 드리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사는 노선영이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에 불참한 뒤 인터뷰에 응했던 언론사다. 다른 언론사들이 모두 나서는 기자회견이나 믹스트존 인터뷰는 피했던 노선영이다. 그런 뒤 노선영이 택한 것은 유명 TV 프로그램 출연이었다.
'왕따 주행' 파문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박탈과 이번 논란의 진상을 파헤쳐 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원하는 국민들이 55만 명을 넘어섰다. 갖은 비난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낸 뒤 눈물의 큰절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런 중대한 상황에서 노선영은 입을 열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예고한 인터뷰 약속을 어긴 채 유명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바로 녹화가 진행되기 전만 해도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던 노선영이었다. 자신이 취사선택한 방송에서 "똑똑함에 제작진을 매료시켰다"는 노선영이 어떤 내용을 말할지 지켜볼 일이다.
"할 말이 없다"고 했다가 방송에 출연한 노선영의 입장을 듣기 위해 6일 오전 다시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메시지까지 남겼지만 답장도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