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 달라."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전 9시 충남도청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미투(Me too) 운동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11시간 만에 그의 '말'은 가면을 쓴 이중적인 말이 돼버렸다.
안 지사의 수행비서인 김지은씨는 이날 JTBC에 출연해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안 지사가 도청 공무원들에게 강의한 내용은 김지은씨가 8개월 동안 속으로 아파했던 내용들이었다. 안 지사는 이런 내용을 담담하게 얘기한 것이다.
김지은씨는 이날 방송에서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강의에서 "우리는 오랜 기간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짓는 남성중심의 권력질서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이런 것에 따라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고 정의했다.
안 지사의 미투 운동 동참은 지난달에는 더 공허한 외침이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달 2일 "성희롱 피해를 당한 분들은 적극적으로 신고센터를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씨의 폭로에 따르면 안 지사는 이 발언을 한 뒤인 20여 일 뒤인 지난달 25일에도 김 씨를 성폭행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 지사가 미투 운동을 동참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의해놓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정한 사과와 함께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충남도청은 안 지사와 안 지사 측근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김지은 비서관의 폭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성폭행 핫이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