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권봉석 사장 "AI 스피커는 브릿지, AI TV가 미래 플랫폼"

"채널 변경부터 게임기 연결까지" 말 한마디로…"올레드 TV 매출 20%넘을 것"

"단기적으로는 여러 제품을 네트워크로 묶고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AI 스피커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AI 스피커는 스마트폰처럼 개인 디바이스로 봐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패밀리 디바이스, 즉 거실에 있는 AI TV가 대체할 것이다"

5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TV 발표회에서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는 스마트 TV에서 인공지능 TV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라면서 "인공지능 TV가 가장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글로벌 흐름에 맞춰 LG전자가 선보인 게 'LG 올레드(OLED) TV AI 씽큐'와 'LG 슈퍼 울트라HD TV AI 씽큐'다. 모두 LG전자의 독자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가 탑재됐다. 이처럼 AI를 입힌 초고화질 TV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넓히겠다는 포부다.

LG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음성으로 TV 전원은 물론 볼륨·채널 변경, 콘텐츠 검색, 화면 모드 등을 전환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지금 보고 있는 프로그램 끝나면 꺼줘", "유해진이 나오는 영화 검색해줘" 등 말 한마디만으로 시청이나 꺼짐 예약 등을 실행했다. "요가 강좌 틀어줘", "유튜브에서 클래식 틀어줘", '북유럽풍 인테리어 정보 알려줘"라고 말하면 TV 프로그램이나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유튜브 등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준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 다른 사이트에서도 검색할 수 있다.

화면 모드도 음성 명령으로 간단히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네마 영상 모드로 바꿔줘"라고 말하면 영화·스포츠·게임 등 시청하는 프로그램에 맞는 최적의 화질과 사운드로 영상·사운드 모드를 조절해준다.

또 "게임기 연결해줘"라고 말하면 사운드바·블루레이 플레이어·게임기 등에 연결할 수 있다. 권 사장은 이같은 편리함이, 현재 쏟아지고 있는 AI 스피커와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LG TV는 '게임기 연결해줘'라고 말하면, 지금까지 외부 입력 누르고 게임기 선택 등 여러 단계를 거쳤던 것을 명령어 하나로 간편하게 구현하지만, AI 스피커는 이런 복잡한 기능은 하지 못한다"면서 "LG전자는 앞으로 하드웨어 콘트롤에서도 차원이 다른 걸 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5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R&D캠퍼스에서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여기에, 영상신호를 분석해 스스로 화질을 개선하는 AI 화질 엔진 '알파(α)9'을 탑재했다. 알파9은 입력 영상을 분석해 4단계로 화면의 노이즈를 제거한다.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도 알아서 잡고,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도 완화한다. 사물과 배경을 분리해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주는 것이다.

LG전자는 AI를 탑재한 TV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확대를 노린다. LG전자는 4년 내 전 세계적으로 올레드 TV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100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TV 시장의 10%다.

권 사장은 "TV 시장이 연간 2억대가 조금 넘으니 5% 정도는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 프리미엄 시장의 비중이 전체 TV 시장의 2~3% 정도인데 올레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가 전략적 과제"라고 말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LG전자의 최상위 TV 라인업 올레드 TV 성장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사장은 "올레드 TV는 매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도 2배 이상 성장이 목표"라면서 "LG전자 전체 TV 매출 비중은 지난해 15%였고, 올해 20%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AI 스피커나 타사 AI TV와의 차별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외부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배고파"라고 말하면 "음식을 주문할까요"라고 묻고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권 사장은 "LG TV가 웹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컨트롤하는 중심이 돼야 하지만 콘텐츠나 서비스는 오픈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단기간 내에 확대할 계획"이라며 "모든 것을 인하우스로 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스마트TV 등이 출시될 때 많은 TV 업체가 자체적으로 (콘텐츠에) 투자하고, 영화를 사는 등의 활동을 많이 했지만, 효과가 있는 전략이 아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LG전자는 지난 1월 'CES(소비자 가전전시회) 2018'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마이크로 LED' TV 출시도 예고했다. 권 사장은 "우리도 B2B(기업 간 거래)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를 선보일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LG 올레드 TV AI 씽큐는 똑똑해졌고 가격은 착해졌다. 20% 정도 낮춘 것이다. 55형은 300만~360만원, 65형은 520만~1100만원, 77형은 1700만~2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슈퍼 울트라HD TV의 가격은 55형이 210만~260만원, 65형이 350만~390만원이다.

한국HE마케팅담당 손대기 책임은 "3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1/3 수준"이라면서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가격대 제시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수용 가능한 가격대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벽걸이형으로만 나왔던 얇은 월페이퍼(벽지) 디자인의 'LG 시그니처 OLED TV W'에는 스탠드형(65W8K)을 추가했다.

패널 위에 극미세 분자를 덧입힌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HD TV의 경우 지난해에는 OLED에만 적용됐던 '돌비 애트모스'와 '갤러리 모드'가 확대 적용됐다. 돌비 애트모스는 화면 속 인물의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아갈 때 실제 시청자도 머리 위에서 비행기 소리가 나듯이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

LG전자는 특히 글로벌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0만대에서 올해 250만대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우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권 사장은 "올레드 TV 대중화·대형화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프리미엄 TV는 올레드'라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으로 한 차원 더 높인 올레드 TV로 또 한 번 앞서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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