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 노원구 하계동 주택가 골목의 승합차 안에서 안재환이 숨진 채 발견 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숨진 안재환 옆에는 3장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부인 정선희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재환이 숨진 차량 안에 연탄 두 장이 피워진 것을 보고 안재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차가 안쪽에서 모두 잠겨 있었다''''며 ''''열쇠도 차 안에 있었고,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차 안에는 빈 술병 2병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로 미뤄안 안재환이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에 8월 21일 정선희와의 마지막 통화 기록이 남아 있어서 그 이후로 사망 시점을 추정하고 있다''''며 ''''사망 원인은 연탄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한 사항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 확인 여부에 대해서는 ''''밀폐된 차량 안이어서 시신의 부패 진행이 빨라 형태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며 ''''가장 먼저 출동한 112대원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안재환의 매니저를 통해 신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재환의 시신은 발견된 직후 인근 태릉 마이크로 병원(구 성심병원)에 안치됐다. 그러나 시신은 강남 성모병원에 옮겨져 이 곳에 빈소가 마련됐다.
▲ 왜 스스로 목숨 끊었나
안재환은 사망 직전 경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사채업자로부터 극심한 빚 독촉을 받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안재환의 한 지인은 "최근 안재환은 물론 정선희까지 두 부부가 사채업자로부터 심한 협박을 받았다"며 "이 사채업자는 부부에게 ''방송국과 신문사 등에 빚을 갚지 않는 부부라고 제보할 것''이라고 협박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협박의 강도는 매우 강했다고 알고 있다.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괴롭히겠다는 정도였던 것 같다"며 "협박이 시작된 후 안재환과 정선희는 심한 스트레스와 공포에 시달려왔다. 그러다 안재환이 고민 끝에 자살을 선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재환의 또다른 지인은 "안재환과 종종 전화 연락을 했다. 그 때마다 경제적 어려움을 얘기하며 힘들다고 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빚 보증을 부탁했는데 거절 당했다는 사실도 본인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안재환은 삼성동과 강남역 등지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했다. 또 화장품 브랜드 세네린을 론칭해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를 했다. 그러나 정선희가 촛불집회 관련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맡은 후 판매고가 급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부터 영화 제작도 준비했지만 이 역시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 5월 중지했다.
▲ 죽음 예고했나, 보름 전부터 연락 두절
안재환은 보름 전부터 주변사 람들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선희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도 8월 21일이다. 이후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였다.
한 지인은 "안재환이 8월 중순쯤 전화를 걸어와 ''너무 힘들다.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이게 자살을 염두에 둔 얘기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비통함을 표시했다. 이 지인은 "그 날도 사람들을 만나 돈 얘기를 꺼냈던 것 같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안재환은 최근까지 케이블채널 ETN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Enu''를 진행했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두 차례 생방송을 펑크낸 뒤 8월 초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 아내 정선희, 결국 응급실로 실려가
아내인 정선희도 남편의 사망 소식에 결국 정신을 잃었다. 정선희는 사망 소식이 알려진 날 서울 중계동 친정집에서 가족과 최진실, 이영자, 최진영 등 지인과 장례절차를 논의하다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향했다.
정선희는 안재환의 시신을 확인해야 했지만 결국 시신이 안치된 태릉 마이크로 병원(구 태릉 성심병원)으로 가지 못했다. 정선희의 어머니 역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정선희와 함께 응급실로 실려갔다.
이영자와 최진실, 최진영 등 정선희와 친분이 두터운 지인들은 사망소식이 알려진 직후 정선희의 집을 찾아 위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선희는 큰 충격에 빠져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환의 사망 전 이들 부부는 한 때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지인들은 "금실이 좋았다. 부부애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 서울대 출신 탤런트로 스포트라이트, 정선희와의 결혼으로 또다시 화제
안재환은 대원외고-서울대 공예과를 졸업한 엘리트 연예인으로 소탈한 외모에 재치있는 말솜씨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1996년 MBC 공채 25기로 데뷔한 그는 SBS 시트콤 ''''LA아리랑''''을 비롯, KBS 2TV ''''새아빠는 스물 아홉'''', SBS ''''다이아몬드의 눈물'''', ''''똑바로 살아라''''. ''''눈꽃'''', MBC TV ''''비밀남녀''''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식을 올려 또다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결혼한 지 채 일년도 되지 않아 사망하면서 달콤한 신혼 생활은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