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관심사는 당연히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과 논의 내용이다.
◇ "남한 당국자의 김정은 위원장 첫 대면, 생각보다 빨리 왔다"
아직 김정은 위원장과의 접견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답방 형식의 특사단 방문인 만큼 1박 2일로 예정된 방북 일정동안 어떤 형태로든 김 위원장과 특사단의 만남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정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북 특사단은 오늘 저녁에 만찬이 예정돼있고 내일 오전에도 북측과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상주 자격으로 이희호 여사 등 남측 조문단을 만난 적은 있지만 권력을 잡은 이후 우리 당국자들과 직접 대면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제무대에 데뷔시킨 데 이어 자신도 특사단 접견을 통해 남북대화 국면에 직접 등장하게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당국자가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대면하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며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고 중대 고비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우리 당국자가 한두 명도 아니고 10명이나 파견되는 데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정보적 이득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정은 위원장, 북핵 외교무대 첫 데뷔 성격도"
특히 이번 특사단은 남북관계 현안 해결에 치중됐던 지난 대북 특사들과는 달리 한반도 비핵화 해법의 단초를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이에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북핵 외교 무대'에도 데뷔하는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 권력의 정점에 선 이후 지난 6년간 몇 차례 외교 사절들을 접견했지만 주로 중국과 쿠바, 시리아 등 우방국가들 뿐이었고, 한반도 문제를 직접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핵 6자 회담이 중단된 이후 북한과 이렇다 할 대화 창구가 없었던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수석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방북에 앞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대화나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반드시 확인하고 오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구체적으로 특사단은 문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계기로 방남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설명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이나 답변을 들을 필요가 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하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구상은 어떤 것인지 등을 파악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미국의 문턱도 낮추도록 설득하는 등 북미 양측이 만날 수 있는 대화의 입구를 찾아내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해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으로서는 '비핵화의 문을 완전히 닫고 있지는 않겠다. 미국이 성의를 보이면 대화는 해보겠지만 우리도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면 어렵다'는 정도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경우 '북미 간에 진지한 대화가 되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중지할 테니 한국과 미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밝히고 우리는 '미국과 상의하고 다시 알려주겠다'는 정도의 얘기가 오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현익 실장은 "하지만 미국이 훈련 중단에는 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전략자산의 전개는 축소하겠다는 정도로 한번 정도 추가적인 의견교환이 더 있은 후에 북미대화의 접점이 찾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남북 정상, 친서 통한 간접 회담
이와함께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친서는 특사단이 발표된 어제(4일) 이미 수석특사를 맡은 정의용 실장에게 전달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김여정 특사가 전해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메시지를 읽어본 만큼 남북한 최고지도자간에 친서를 통한 간접 회담이 이뤄진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베일에 가려진 김정은 위원장과의 첫 대면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고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한 성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남북 간 신뢰 구축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현익 실장은 "대북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게 되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대북 지렛대를 갖게 되는 중대한 계기가 된다"며 "설사 이번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진전이 없고, 북미간 정면 대립 국면이 지속되더라도 남북관계는 최악의 관계에 머물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