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세 번' 거절 끝에 청와대行…왜?

靑 '안보의제 국한' 조건 받자 수락…'패싱' 우려한 듯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오는 7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을 수락했다. 홍 대표로선 지난해 7월, 9월 두 차례나 회동에 불참한 끝에 입장을 바꾼 결과다.

그간 불참했던 이유는 다당제 하에서 여럿 대표들과 함께 청와대에 가는 것은 격식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고 지도자 간 만남을 의미하는 영수회담(領袖會談)이 홍 대표 입장에선 대통령과 자기 자신에만 해당된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7월 첫 회동 당시엔 청와대에 가는 대신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를 찾아 봉사활동을 했었고, 9월에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며 또 거부했다. 당 안팎에선 "홍 대표가 격식을 핑계로 문 대통령과의 양자구도를 원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 회동 모두 홍 대표 없이 강행했고, 이후 '홍준표 패싱'이란 말이 나왔다. 국회에서도 '제1야당의 위상'을 부르짖지만, 정작 올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던 옛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공조에 말려 '한국당 패싱'이란 평가가 나왔던 것과 비슷한 구도였다.

이번에도 한국당은 격식을 요구했다. 양자회동이 안 된다면 최소한 민평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원내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만의 회동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와 함께 ▲회동 의제를 안보 문제에 국한할 것 ▲실질적 논의 보장 등의 두 조건을 요구했다.

이중 원내교섭만의 회동을 제외한 다른 조건을 청와대가 수용하자 홍 대표는 회동을 수락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은 "안보 문제에 국한한다고 한 만큼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다자 회동이지만 (청와대에) 가서 들어보겠다고 했다"고 홍 대표의 말을 전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도 브리핑에서 강 의원과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남북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다. 그런 것을 공유하고 협력하자는 차원"이라고 여야 회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회동이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뒤 그 결과를 설명듣는 성격을 띠는 등 사안이 엄중한 만큼 참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7일 회동에는 대북수석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홍 대표가 원했던 '격식'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홍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수용한 것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패싱'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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