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직접대화 가능성 배제 안 해"

트럼프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만찬서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대북 특사단 방북과 맞물린 시점 발언 주목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짖궂은 농담을 늘어놓는 전통을 갖고 있는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 연례만찬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리다이언 클럽은 미국 워싱턴 주재 중견 언론인 모임으로 연례 만찬에는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들이 연사로 나서서 자기 비하를 비롯한 농담과 풍자를 늘어놓는 전통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만찬에는 불참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만찬에 참석해, 백악관 상황 및 미국 언론에 관한 농담을 늘어놓았고, 연설 말미에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내놨다.

그는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화 중"이라며 "며칠 전 북한이 전화를 해서는 '우리가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농담반 진담반 발언을 이어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도 대화하길 원한다. 그렇지만 북한이 비핵화(denuke)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농담과 풍자가 섞인 발언임을 감안하면 북한이 직접 전화를 해왔을 가능성 보다는 이 부분은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 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대표단으로 방남했을 당시 문 대통령에게 했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 부위원장의 발언 직후인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회동에서 "북한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운을 띄운 뒤, "우리 또한 대화를 원한다. 그러나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화를 걸어왔다는 말은 진담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그 뒤에 말한 부분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해 해왔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연례만찬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아마도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만날 것이고 어떤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의회 의원들과 행정부 관리, 언론인, 군 장교들과 유머스런 잽을 주고받았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다소 진지한 발언을 할 기회로 이 자리를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5일 오후 북한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대북 특사단으로 파견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에서 진전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표명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가운데, 우리 측 대북 특사단이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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