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감춰왔던 사연들이 폭로 릴레이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 '스쿨미투'에는 일주일간 모두 14건의 성폭력 피해 제보가 공개됐다. 주로 학교에서 일어났거나 학교를 둘러싼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2009년 인천의 한 중학교에 근무했다는 한 강사는 당시 직원 8명쯤과 함께 있던 회식 자리에서 교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제가 3개월만 일하는 비정규직 강사라 이런 일을 당하나 싶어 비참했다"면서 "정말 더러운 갑질이라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2004년에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던 한 제보자는 안경 쓴 젊은 남성에게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로 끌려가 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 남성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변태적인 행동을 하여 그 순간이 잊혀지지가 않는다"는 그는 "14년 동안 하루하루 악몽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2011년 한 사립여중에서 계약직 남교사로 근무했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당시 담임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1학년 여학생의 상담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부장교사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배 교사들이 이 사실을 알고도 가해교사와 함께 몇 달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냈다"며 "아무리 혼자 외치고 분노해도 돌아오는 건 해고와 차가운 동료 선배교사들의 눈빛뿐이었기에 이렇게라도 밝히고 싶다"고 적었다.
한 제보자는 1988년 국민학교(초등학교) 재학 중 5학년 담임이었던 한 교사가 자신을 무릎에 앉히고 쓰다듬은 뒤 강제로 입을 맞췄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징계 없이 장학사를 거쳐 서울의 한 교육지원청 교육장까지 지내고 퇴임했다"며 "미투운동을 보면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안의 상처가 치유되지도, 분노가 잊혀지지도 않았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1989년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는 다른 제보자의 경우 신체검사 중 담임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인간 아직도 선생질하며 살고 있는 거 아니겠지요?"라며 "이후에 너무 많은 피해자가 생긴 게 아니었기를 바란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