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여혐 다룬 '데릴남편 오작두', 오늘 첫 방송

백호민 PD "사회성 있는 얘기 될 것"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새 토요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김강우, 한선화, 백호민 PD, 유이, 정상훈 (사진=윤창원 기자)
"'데릴남편 오작두'는 사회적인 문제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비혼 문제, 여성혐오, 도시에서 혼자 사는 여성들의 문제에 접근하는 드라마다. 그동안 제가 했던 작품보다는 더 사회성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보석비빔밥', '욕망의 불꽃', '메이퀸',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당신은 너무합니다' 등 이른바 '막장'의 수위를 왔다 갔다 하는 통속극을 주로 연출해 온 백호민 PD가 새 작품에서는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회 분위기를 더 잘 포착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2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토요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 제작 팬엔터테인먼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백호민 PD와 유이, 김강우, 정상훈, 한선화가 참석했다.

지난달 3일 '돈꽃'이 종영한 후 한 달 만에 방송되는 '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외주제작 PD가 오직 '유부녀'라는 사회적인 위치를 쟁취하기 위해 데릴남편을 구하며 시작되는 로맨스다.

이야기 전개에 작위적인 면이 있고 때로 너무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을 연달아 성공시킨 백 PD가 '로맨스'를 한다는 데에 의아함을 품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백 PD는 "그동안 해 온 드라마는 극성이 강한 드라마였을 뿐 (제가) 막장만 연출한 것은 아니"라며 "이번 드라마에서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녹여내고 싶었다. 첫 회만 주의 깊게 보셔도 기존 로코(로맨틱코미디)와 다른 느낌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실적이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 낼 수 있는 네 주인공이 각자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겠다는 것이 백 PD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사회 변화로 이제 소가족이 더 많아졌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서울에서 혼자 사는 여자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인물의 성장을 그리는 게 드라마의 목표"라고 밝혔다.

유이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과 비난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 일 중독자 외주제작 PD 한승주 역을 맡았다. 유이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30대 중반 여성인데, 일 외에 다른 것에서는 허당기가 넘친다. 결혼 생각이 전혀 없다가 어떤 일을 겪고 오작두를 만나면서 사랑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캐릭터가 자신에게 올 줄 몰랐다고 밝힌 유이는 "누군가를 데릴남편으로 얻어 사랑 없이 산다는 게 사실 쉽지 않은 소재지만, 그걸 코믹하게 풀어 힐링하는 부분이 있어 공감이 갔다"며 "놓치고 싶지 않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데릴남편 오작두'에서 한승주 역을 맡은 배우 유이 (사진=윤창원 기자)
해맑고 낙천적이며 아직도 첫사랑을 품고 사는 순수한 약초꾼이자 한승주의 데릴남편이 되는 오작두 역은 김강우가 맡았다. 주로 냉철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김강우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김강우는 "제가 맡은 인물이 코믹 요소를 깔고 있는데 지금까지 도시 남자 느낌을 많이 연기해서 과연 어울릴까 싶었지만 대본이 너무 좋았다. 요즘 드라마는 사건 위주라서 캐릭터 내면 이야기가 적은데 이 작품은 각자 자기 사연들이 확실했다"며 "(오작두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회가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선택한 것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품위있는 그녀'에서 온갖 한심한 짓을 하고 다니는 무능력한 재벌가 한량 역을 완벽 소화해 웃음을 안겼던 정상훈은 에릭 조 역을 연기하게 됐다. 그는 "겉은 화려한 인생을 살지만 내면은 공허한 사람이다. 그러다 한승주를 만나 사랑과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한선화는 신비한 스타 국악인이었다가 성공에 취해 명성을 잃어 재기를 꿈꾸는 가야금 병창 장은조 역을 맡았다. 한선화는 "가야금 자체가 클래식한 이미지여서 매력을 느꼈다. 제대로만 한다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백 PD는 앞서 언급했듯 네 주인공 모두 공감할 만한 부분을 지녔다고 말했다. 한승주는 '마음의 편안함', 오작두는 '전통 지키기', 에릭 조는 '명예 ', 장은조는 '어린 시절 첫사랑'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백 PD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서적인 것을 추구하는 인물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가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MBC 새 토요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는 오늘(3일) 오후 8시 45분에 2회 연속으로 방송된다.

3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되는 MBC 새 토요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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