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국정원 특활비였다. 검찰은 17억5000만원 상당의 국정원 특활비가 MB정권 시절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네진 것으로 보고, 지난달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특히 김 전 기획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그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뇌물 수뢰 '주범'으로 적시했다. '방조범'인 김 전 기획관이 구속된 만큼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또 다스의 미국 내 소송비용 60억원 상당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다.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이 강력히 거론되는 만큼, 이 또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뇌물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전날엔 이 전 대통령 측에 억대의 공천 헌금을 건네고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김소남(69)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에 비공개 소환됐다.
MB정부 시절 중견기업이었던 대보그룹은 2010년 관급공사 수주청탁을 하며 이 전 대통령 측에 수억원대 금품을 건넨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와 삼성의 미국 다스 소송비 대납금 등을 포함해 금품 거래 의혹 액수만 모두 100억원대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또 보수정권 대통령 2명이 나란히 수감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논란 등의 이유로 불구속 기소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나마 청와대 정도가 '전직 대통령임을 고려하라'는 메시지를 검찰에 전달할 수 있는데, 이번 정권 청와대는 과거처럼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이 전 대통령 측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구속영장 청구의 중요한 논거로 작용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운 뒤 오는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해 이달 중순쯤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