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팔성, 조선업체 '사업특혜' 로비자금 전달 의혹

MB 사위는 "이팔성으로부터 돈가방 받았지만 액수는 몰라"

중견 조선업체가 선박 수주 등 사업추진 과정의 특혜를 바라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금품을 건넨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최근 이팔성 전 회장의 인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넨 22억원 중 8억원을 중견 조선업체 A사로부터 받았다는 단서를 잡았다.

자산 1조원대의 A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상득 전 의원 측에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사업 관련 청탁을 했다고 전해진다. RG는 금융기관이 조선소에 발급하는 보증보험의 일종이다.

당시 A사의 일부 RG가 부실채권으로 받아들여져 금융기관이 추가 RG 발행을 꺼리자, 금융계 인사이자 이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이팔성 전 회장을 통해 관련 청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가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게 되면 RG를 발급한 금융기관이 조선소를 대신해 선주에게 선수금을 지급하는 만큼, RG 발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선박 수주 자체가 어렵다. 2007년은 선박 수주 경쟁이 치열했고 당시 A사는 왕성하게 사업을 확장 중이었다.

당시는 노무현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바닥을 치면서 '한나라당 경선 후보가 곧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의 위상이 남달랐다. 각계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줄을 대려 한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A사가 이팔성 전 회장을 접촉했고,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게 '기업인들이 선거를 돕겠다'며 금품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A사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 등을 조사 중이다.

이상주 전무는 이팔성 전 회장의 제안을 이상득 전 의원에게 보고한 뒤, 돈이 든 가방을 받아 이 전 의원 측에 전달했다고 검찰 측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무는 가방 속 돈의 액수 등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8억원과 별도로 이팔성 전 회장이 자신에게 2007년 1월∼2011년 2월에 14억5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 역시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팔성 전 회장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메모지 등을 근거로 그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금품 로비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낙점된 것이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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