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 또 다시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육탄 저지'하고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당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연좌 농성에 돌입해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16시간에 걸쳐 밤샘 농성을 펼쳤다.
한국당은 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도로 전구간을 점거한 채 "김영철은 지나가려면 태극기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개헌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를 하려 하며, 종국적인 목적은 남북 연방제 통일"이라며 "(현 정부가) 연방제 통일안을 추진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가 필요불가결한 의제가 될 것이며 국가보안법은 폐지 수순으로 갈 것"이라면서 "그 전 단계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국민감정이 가장 심각하게 충돌할 수 있는 김영철을 데려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해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천안함의 주범인 김영철의 방한을 즉각 철회하라"며 "남남갈등을 책동하는 김정은의 사주를 받은 김영철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살인마 전범 김영철을 즉각 사살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반역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등 "청와대 종북 주사파 참모들은 국정농단을 즉각 중단하라" 등 과격한 구호들도 서슴지 않고 쏟아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살인마 전범 김영철이 이 땅을 밟는다면 대한민국을 목숨을 걸고 지킨 우리 국군 장병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피눈물을 쏟게 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성우 유족회장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2010년 국제 조사단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라며 "천안함 폭침에 주도적 인물이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은 언론플레이고 입발린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했는데, (정부는) 유가족들한테 이해를 구한적도 없고, 사전에 통보해 준적도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유족들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53분쯤 출입사무소에 도착해 한국당 농성으로 통일대교 통행이 어려워지자 인근 전진대교로 우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