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이 주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팀 추월 경기에서 벌어진 온갖 논란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컸기 때문일까. 김보름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리는 등 태극기를 흔들며 메달 획득의 기쁨을 팬들과 나눴다.
김보름은 24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보름은 스프린트 포인트 60점을 획득한 1위 다카기 나나(일본) 다음으로 많은 40점을 획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00m 구간을 총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종목이다. 경기 초반 사스키아 알루살루(에스토니아)가 선두로 치고 나와 오랫동안 레이스를 주도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약 반바퀴 정도 뒤에서 차분히 선두를 쫓아가며 스퍼트를 펼칠 타이밍을 노렸다.
3바퀴를 남기고 알루살루가 뒤로 처졌고 선두 그룹이 바뀌었다. 김보름은 5~6번째 순서로 차분하게 질주하다 막판 스퍼트로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김보름은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에서 첫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4년 전 소치에서의 노메달 아쉬움도 풀었다.
김보름은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왈칵 눈물을 쏟았다. 김보름은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전에서 노선영과 관련된 '왕따' 논란과 인터뷰 논란 탓에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경기에 집중해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김보름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울먹이며 "지금 생각나는 말이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다. 그 말밖에 안 떠올라서 다른 말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경기 힘들었는데 관중 분들께서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입상의 공을 관중에게 돌렸다. 김보름은 경기 후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김보름은 "제가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