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보이' 이상호, 그의 길은 모두 '최초'였다

한국 설상 최초로 월드컵과 동계아시안게임 이어 올림픽서도 메달

2017 삿포로 동계올림픽 2관왕으로 아시아 최고 기량을 확인한 '배추보이' 이상호는 1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사진=대한체육회)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가 한국 동계올림픽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설상 최초의 메달이다.

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랭킹 9위 이상호는 이번 대회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의 최재우(24)와 함께 한국의 동계올림픽 출전 역사상 최초의 메달에 도전했다.


먼저 도전에 나선 최재우가 아쉽게 메달 도전이 무산됐지만 이상호는 악천후로 경기 일정이 변경되는 악재를 극복하고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린 시절 배추밭에서 훈련하며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상호는 이제 당당히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상호의 올림픽 메달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올림픽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2관왕에 오르며 아시아 최고의 기량도 인정받았다. 그리고 '꿈의 무대'였던 올림픽에서 당당히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설상종목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이상호가 개척한 길은 모두 '최초'의 역사였다.

유럽에 비교해 설상 종목이 대중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온 배경은 종목의 특성에 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기록이 아닌 속도로 승부를 가린다. 덕분에 이상호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이유였다.

무엇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한국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대부분 빙상에서만 메달을 수확했다. 전체 메달의 절반이 걸린 설상 종목은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이번 평창 대회에서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가져온 윤성빈이 썰매 종목에서, 그리고 이상호가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차례로 목을 걸며 새로운 희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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