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 김민경씨는 23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활동했던 한 모 신부가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자신을 수차례 성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김씨는 7년 전인 2011년 4월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선교 봉사를 하던 중 한 신부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
김씨에 따르면 한 신부는 저항하는 김씨를 문을 잠그고 못나가게 막고, 무력으로 성폭행을 시도했으며 새벽 5시까지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식당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문을 잠그고 못 나가게 막고 강간을 시도했다"며 "다음날 새벽 5시에 나왔다. 온몸이 너무 욱신거려서 다음 날까지도 몸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씨는 "흉기를 들어 저항했지만 사제를 찌를 수는 없다는 생각에 흉기를 내려놓았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음날 김씨는 다른 신부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한다.
한 신부는 이후에도 자신의 방에 문을 따고 침입하며 성추행하는 등 성폭력을 지속했다.
결국 김씨는 괴로워하다 계획했던 1년 봉사를 마치지 못하고 11개월 만에 귀국했다.
김씨는 추후 파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해외 선교 활동에 힘쓴 사람들에 해가 될까봐 오랜기간 침묵했다가 최근 '미투' 운동으로 용기를 얻어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미투' 운동이 없었다면 아마 저도 무덤까지 가지고 갔을지 모른다"며 "제 딸이 나중에 커서 이런 일을 안 당했으면 좋겠지만, 만약에 당한다면, 저처럼 바보같이 침묵하지 말고 얘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신부는 이후 4년간의 선교기간을 마치고 2012년에 귀국해 수원교구의 주임신부로 재직해왔다.
한 신부는 故 이태석 신부와 함께 유명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될 정도로 지금까지 존경받는 사제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천주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고, 모든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 신부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