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의 주역들이 '고마운 엄마'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23일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한국P&G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승희‧윤성빈‧이상화‧최민정 선수는 "어머니의 도움 없인 불가능한 도전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올림픽을 향한 이들의 고된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지난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캐나다에서 너무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엄마와 전화를 하면서 사랑을 느꼈다"며 "시합을 준비하느라 부모님 마음을 신경 쓰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최민정(20‧성남시청)은 선수촌에서 받은 어머니의 손편지로 큰 힘을 냈던 사실을 언급하며 "운동을 하면서 힘든 일이 참 많았는데 버틸 수 있던 건 엄마의 희생과 믿음, 헌신 덕분이었다"며 "항상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스켈레톤 윤성빈(21‧강원도청)의 어머니 조영희(45) 씨는 "위험한 데다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을 그것도 고등학생이 다 된 늦은 시기에 시작해서 '되겠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아이가 원하고 확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했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평소 표현을 하는 성격도 아니고 많이 서운하셨을 수도 있는데 이 자리를 계기로 사랑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조 씨는 울컥해 눈시울 붉히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박승희(26‧스포츠토토)의 어머니 이옥경(51) 씨는 "이번 올림픽은 그래도 좀 더 마음 편하게 봤지만, 원래 500m 경기는 보지도 못했다"며 "승희가 시합 때 실수만 하지 않게 해달라고 늘 기도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이들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최민정의 어머니 이재순(54) 씨는 "6살에 운동을 시작한 민정이가 어렸을 때 한 번 제주도에 간 걸 빼고 한 번도 제대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고는 "늘 가고 싶다고 했던 여행을 이번 올림픽이 끝나고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
값진 은메달을 따낸 이상화가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언급을 한 데 대해 어머니 김 씨는 "이번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1~2년을 더 한다기에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장난스럽게 얘기하면서도 "앞으론 상화가 재활을 이어가면서 남은 시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