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 8천만 대로 전년대비 5.6% 감소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가 2004년 스마트폰 시장을 추적한 이래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 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15억 대가 팔렸다.
삼성은 전년대비 3.5% 감소한 740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8.2%로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은 5% 감소한 731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7.9%를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지켰다. 가트너는 삼성의 갤럭시S8이 출시된지 1년 가까이 지난데다 애플의 아이폰X 공급 지연도 4분기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애플은 4분기 보고서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7730만대(전년대비 1.2% 감소)라고 밝혀 가트너의 집계와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애플의 집계가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출하량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상당한 판매량'을 창출하고 있지만, 갤럭시S8이 출시된지 1년 가까이 지나면서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3월 16일 신형 갤럭시S9을 정식 출시한다. 애플에 대해서는 공급 지연을 겪었던 아이폰X가 올해 1분기부터 원할한 공급과 수요가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국 내수시장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힘입어 판매량이 동반 상승했다. 메이트10라이트, 아너 6C 프로, 엔조이 7S 등을 내놓으며 선전한 화웨이는 4380만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7.6% 증가했고, 샤오미는 2818만대를 판매해 7.9% 증가했다. 오포는 약 100만대 줄어든 2566만대로 중국 3대 메이저 제조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하락했다.
가트너는 "화웨이의 향후 성장 기회는 신흥 APAC(아시아-태평양)과 미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있다"며 "중국 외 샤오미의 가장 큰 시장은 인도이며 계속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흥 APAC 시장에서 성장은 샤오미를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끌어 올려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레노보, 모토로라, HTC, 소니, 원플러스, 에센셜 등 기타 제조사들은 모두 1억 6300만 대를 판매했다.
굽타는 "고화질, 4G, 고성능 카메라 기능에 대한 요구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더 높은 성능과 교체 지원 혜택을 기다리는 심리때문에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과 유럽 등 성숙한 시장보다 신흥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기술 평준화로 스마트폰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가 둔화됐고, 미국 통신사들이 보조금 혜택을 대폭 축소한데다 최신형 스마트폰의 가격이 대폭 인상되면서 업그레이드 수요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넓게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고급사양의 스마트폰일수록 제조사 표준 업그레이드 주기인 2년이 지나더라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 교체 주기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2017 한 해 동안 삼성전자는 모두 3억 2126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은 2억 1492만 대, 화웨이 1억 5050만 대, 오포 1억 1212만대 , 비보 9960만 대를 판매했다.
운영체제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OS가 85.9%로 전년대비 15.9% 상승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iOS는 14.4%에서 소폭 하락한 14%를 기록했고, 윈도우를 포함한 기타 OS는 0.8% 하락한 0.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