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북미 회동 재성사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터져 나온 강경 발언이다.
펜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열린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사로 나선 자리에서 "김정은의 여동생은 지구상에서 가장 전제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의 가족 패거리는 2500만 주민들을 가해하고 굴복시키며 굶주리게하고 투옥하고 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내가 (올림픽 개막식 때) 북한 대표단과 함께 기립하고 응원했어야 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는데 미국은 살인적인 전제주의와는 함께 기립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는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북한측 대표단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인사조차하지 않은 것과 남북 단일팀 입장에도 기립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또 김정은 일가를 '악의 가족'으로 지목한 펜스 부통령의 대북 초강경 발언이 23일부터 3박 4일 동안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의 장녀가 직접 미국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고 북한에서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북미 회동 내지는 접촉이 재차 시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방카 고문과 김영철 부장은 서로 역할이나 지위에서 급이 맞지 않고, 또 백악관이 직접 이방카 고문의 방한에 앞서 ‘북한 관리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혀 현재로서는 북미 회동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악의 가족’ 발언 등으로 북한에 대한 공세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면 다시 갈등과 긴장고조 상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미국이나 북한도 모두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대표단 단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실무급에서 북미 접촉이 시도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일단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이방카 고문이 전달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엇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