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북미대화 가능할까?…文 외교전 2라운드

靑, "중재 않는다"지만…북미관계 개선 역할에 기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또 한 번 방한하기로 하면서 다시 이목이 북미접촉 및 대화 여부로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이 참석한다.

지난 개회식 때 이미 한 번 북미 접촉이 어그러지면서, 청와대는 일단 지난번처럼 양측의 만남을 중재하거나 억지로 의도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장은 북미대화가 가능하지 않더라도 일단 이번 폐회식 때의 접촉이 향후 북미대화의 지렛대가 될 수 있는 만큼 청와대도 여건 마련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외교전이 북미관계의 개선이라는 성과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 北 대표단 '깜짝' 방문…신중한 靑

지난 21일 북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깜짝 방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방한이 확정된 미국 이방카 보좌관과는 한국에서 1박 2일 정도가 겹칠 예정이다.

북한 대표단은 폐회식 당일인 25일부터 2박 3일간, 미국 대표단은 23일부터 3박 4일간 한국에 머문다. 현재까지 양측의 공통 공식 일정은 폐회식 한 번이다. 미국과 북한 모두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하기 때문에 이때 마주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섣불리 북미접촉이나 대화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북미접촉 중재를 위한 노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양측이 접촉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대표단 구성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그야말로 폐막식 참석을 위해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대표단을) 구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의 기대감을 낮추는 메시지를 냈다.

앞서 지난 9일 올림픽 개회식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과의 만남이 성사될 뻔 했으나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 만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불발됐다. 이후 미국 언론에서는 개회식 다음날인 10일 청와대에서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 등의 만남이 예정됐었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서 만남이 무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 북미접촉 조심스레 타진할 듯…이방카와 저녁 만찬

그러나 이번 폐회식 때 북미간 접촉이 이뤄진다면, 지난 개회식 이후 '탐색적 대화' 조차도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던 북미대화에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신중하게 양측의 의사를 타진하면서도, 꾸준히 주장해 온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북미가 탐색적 대화를 하다가 깨진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못 한다"면서 "각각의 만남에서 기대하는 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폐회식 때 이방카 보좌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악수 및 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청와대도 표면적으로는 "양측간 중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심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펜스 부통령이 한 차례 만남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방카 보좌관까지 같은 행보를 보이겠냐"고 내다봤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기회에 북미 접촉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이를 발판으로 북미관계의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패럴림픽이 3월 중하순에 끝나고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기 전인 3월 말에서 4월 초가 청와대로서는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번 폐회식에서 김영철 통전부장과 이방카 보좌관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23일 이방카 보좌관과 저녁 만찬을 함께 한다. 이방카 보좌관이 백악관 대변인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와 동행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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