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결정전을 끝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비록 8개 참가국 가운데 순위는 최하위였지만 남과 북이 함께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의미를 줬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급조된 탓에 잡음이 많았지만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이 4년 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의지를 공개했을 정도로 전 세계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렇다면 남북 단일팀이 구성될 당시 가장 우려가 컸던 기존 한국 선수들의 출전 시간은 어떨까.
5경기의 기록을 살펴보면 23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21명이 적어도 한 번은 경기에 투입됐다. 3번 골리 지니비브 김 노을즈와 개막 전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친 이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가 최소한의 출전 기회는 얻었다.
일부 선수의 경우 아이스 타임(출전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 선수들은 주로 4라인에 배치돼 실제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2명의 북한 선수 가운데 한 번이라도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는 5명이다. 5명 가운데 5경기 전부 나선 것은 김은향이 유일하다. 김은향은 1차전 7분14초를 시작으로 2차전 11분 6초, 3차전 10분21초, 4차전 13분33초, 5차전 11분의 아이스 타임을 기록했다.
이밖에 북한 선수단을 대표해 개회식 공동기수를 맡았던 황충금이 4경기에 출전했고, 김향미가 3경기, 정수현 2경기, 려송희도 1경기에 출전했다. 진옥은 스위스와 5-8위 순위 결정전에 출전 명단에 포함됐지만 얼음을 밟지 못했다.
단일팀의 5경기 기록을 놓고 보면 결과적으로 출전 시간의 아쉬움은 완전히 씻을 수는 없지만 새라 머리 감독은 최대한 기존 한국 대표팀의 출전 기회 박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새라 머리 감독은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을 마친 뒤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두 팀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경기장에서 우리는 한 팀이었다.”면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게 하는 결정은 정치인의 몫이었지만 경기장에서 하나가 된 것은 모두 우리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큰 일을 했다”고 지난달 25일 이후 남과 북의 동행을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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