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특이성(specificity)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만 활성화돼 작동을 하고, 다른 바이러스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감염된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와 관련된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방관자 면역세포의 활성화'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동안 의학적 의미는 불투명했다.
바이러스 감염 인체 조직에서 과다하게 생성되는 면역 사이토카인 물질인 'IL-15'가 방관자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이들 방관자 면역세포는 'NKG2D' 및 'NKp30' 수용체를 통해 세포를 무작위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L-15 사이토카인, NKG2D 및 NKp30 수용체와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를 신약으로 개발하면, 바이러스 및 면역 질환에서 발생하는 인체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KAIST 신의철 교수는 "면역학에서 불투명했던 방관자 면역세포 활성화의 의학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 첫 연구사례"라며 "앞으로 바이러스 질환 및 면역질환의 인체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 1월자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