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바이러스 감염 시 '방관자 면역세포'가 인체 손상"

방관자 면역세포에 의한 인체 손상 과정 개념도.(사진=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박수형 교수가 중앙대병원 김형준·이현웅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급성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방관자 면역세포'가 인체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면역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특이성(specificity)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만 활성화돼 작동을 하고, 다른 바이러스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감염된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와 관련된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방관자 면역세포의 활성화'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동안 의학적 의미는 불투명했다.

(사진=KAIST 제공)
공동 연구팀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분석한 결과,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성을 지닌 면역세포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엉뚱한 면역세포들까지 활성화돼 간 조직을 손상시키고, 간염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감염 인체 조직에서 과다하게 생성되는 면역 사이토카인 물질인 'IL-15'가 방관자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이들 방관자 면역세포는 'NKG2D' 및 'NKp30' 수용체를 통해 세포를 무작위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L-15 사이토카인, NKG2D 및 NKp30 수용체와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를 신약으로 개발하면, 바이러스 및 면역 질환에서 발생하는 인체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KAIST 신의철 교수는 "면역학에서 불투명했던 방관자 면역세포 활성화의 의학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 첫 연구사례"라며 "앞으로 바이러스 질환 및 면역질환의 인체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 1월자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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