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핀란드를 공포에 빠뜨린 ‘21위’ 한국

오는 5월에는 1부리그 '월드 챔피언십' 출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첫 출전인 한국 아이스하키는 세계 최강의 아이스하키 강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핀란드와도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 캐나다와 조별예선 3차전 모습.(사진=노컷뉴스)
“한국은 대단했다. 존경스러울 정도다. 우리가 3골을 먼저 넣었을 때 쉬운 승리를 예상했지만 내 예상은 틀렸다”

지난 20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8강 플레이오프에서 5-2로 승리한 핀란드의 베테랑 공격수 페트리 콘티올라는 동료보다 상대 팀 한국을 칭찬하기 바빴다.

콘티올라는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 경연 무대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2013년 득점왕을 차지했던 핀란드의 간판선수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모두가 최고로 손꼽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험도 있는 베테랑 선수다.

한국 아이스하키를 칭찬한 것은 비단 콘티올라 뿐이 아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NHL 경험을 가진 공격수 오스카르 오살라 역시 “한국 선수들은 약간의 틈만 줘도 우리를 거세게 압박했다. 이런 모습이 60분 내내 계속되는 걸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백지선 감독도 상대를 압도했던 2피리어드를 분명하게 기억했다.

“우리에겐 엄청난 반전의 기회였다”고 평가한 백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변화무쌍한 경기라 기회를 살려가는 것이 중요했다. 핀란드는 정말 대단한 팀인데 우리가 정말 열심히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기고자 하는 각오가 대단했다. 내가 주문한 것 이상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다”고 기뻐했다.

덩치 큰 유럽의 강호들과의 싸움에서 한국 아이스하키가 찾아낸 해법은 빠른 스케이팅이다. 사진은 체코와 조별예선 1차전 장면.(사진=노컷뉴스)
자타공인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던 2피리어드의 성과는 완벽하게 상대의 특성을 역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핀란드리그를 경험했던 안진휘(상무)가 2피리어드에 단연 돋보였다.

“(2피리어드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핀란드는 큰 선수들이라 우리가 빠른 스피드로 압박하고 상대를 돌아 뛰게 만들어야 했다”는 안진휘는 “나와 (신)상훈이가 계속 상대를 압박하니까 다른 조에도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4위와 싸우면서도 여유를 찾은 한국 아이스하키는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멀티골까지 성공했다.

안진휘는 “첫 번째 골도 나와 상훈이가 퍽을 따내고 공격지역에서 계속 패스하다 골이 들어갔다. 첫 골을 넣은 브락 형이 우리도 하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는데 정말로 골이 들어갔다”고 핀란드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당시 순간을 소개했다.

앞서 세계랭킹 6위 체코와 1위 캐나다에 이어 세계랭킹 4위 핀란드를 상대로도 대등한 싸움을 펼친 한국 아이스하키는 오는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진정 ‘세계적 수준’과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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