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부활' 심석희, 20년 만에 '전설 전이경' 계승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강릉=노컷뉴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21·한체대)가 역경을 딛고 우뚝 섰다. 한국 쇼트트랙 사상 두 번째로 2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서 1번 주자로 나서 최민정(20·성남시청), 김아랑(23·한국체대), 김예진(19·평촌고)과 함께 중국, 이탈리아, 캐나다와 겨뤄 금빛 질주를 이끌었다.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라이벌 중국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중국은 이후 캐나다와 함께 페널티를 받아 은메달은 이탈리아(4분15초901), 동메달은 파이널 B에서 1위를 거둔 네덜란드에게로 돌아갔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올림픽 2회 연속 계주 금메달이다. 특히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8번의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하며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1992년 알베르빌,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만 각각 캐나다, 중국에 우승을 내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심석희 개인으로도 2회 연속 우승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심석희는 막내로 나서 김아랑, 조해리, 박승희(스포츠토토) 등과 함께 중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레이스 막판 중국을 제친 전율의 스퍼트는 소치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만했다. (다만 중국은 실격을 당했다.)

특히 최강의 역사를 써온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서 2회 연속 계주 우승은 심석희가 두 번째다. 지금까지는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대회 때의 전이경 싱가포르 감독이 유일했다. 전 감독은 1000m까지 유일하게 2회 연속 2관왕을 이룬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이다. 20년 만에 심석희가 전설의 뒤를 이은 것이다. 김아랑 역시 2연패를 이뤘지만 임팩트는 심석희가 강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강릉=노컷뉴스)
심석희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이번 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심석희는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 대회 직전 훈련 중 심석희는 14년 동안 믿고 따르던 대표팀 코치와 갈등 끝에 폭행을 당해 해당 코치가 영구제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마음을 추스르고 올림픽에 나섰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500m 예선 탈락에 이어 세계 랭킹 2위인 주종목 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며 다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심석희는 소치에서 이 종목 아쉽게 은메달에 그쳐 설욕의 의지를 다져온 터러 더 아쉬웠다.

하지만 심석희는 아쉬움을 딛고 심기일전했다. 17일 경기 후 다음 날 코칭스태프가 개인전에 뛴 선수들에 대한 배려 차원의 휴식을 줬지만 훈련을 자청했다. 바로 후배들과 계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대단했다. 18일 훈련 뒤 박세우 여자 대표팀 코치는 "심석희가 계주 결승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심석희(사진 왼쪽)를 포함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일 강릉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 금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돌고 트랙을 돌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결국 심석희는 주위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개인적으로 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씻어낼 만한 활약이었다. 이날 계주에 앞서 1000m에서도 심석희는 예선을 가뿐히 통과하며 이날 2관왕에 오른 최민정에 이어 다관왕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계주 우승을 견인한 심석희. 평창올림픽에서 그의 부활 스토리는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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