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라-겜린은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86.52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 댄스 61.22점으로 16위에 오른 민유라-겜린은 합계 147.74점을 얻었다.
프리 댄스에 오른 20개 조 가운데 18위로 대회를 마친 둘은 이미 이전까지 이 종목 한국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양태화-이천군의 24위를 넘어섰다.
박수 속에 민유라-겜린은 아름다운 개량 한복 차림으로 인사를 한 뒤 아리랑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민유라가 스핀을 돌 때는 한복 치마가 우아한 움직임을 만들었고, 겜린 역시 씩씩하게 연기를 펼쳤다. 음악과 하나가 된 이들의 환상적인 동작에 매료된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순위를 넘어 이들의 연기를 매우 특별했다. 한국 국적을 택한 재미교포 민유라와 귀화 선수 겜린은 이번 올림픽에서 프리 댄스 배경음악으로 한국 전통의 아리랑을 택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정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의상도 음악에 맞게 개량 한복을 택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아리랑'의 가사 중 '독도'가 정치성을 배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삭제됐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둘은 독도가 빠진 아리랑으로 프리 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단체전 때는 아리랑이 울려퍼지지 못했다. 민유라의 상의 후크가 풀리면서 연기에 영향을 줘 점수가 51.97점으로 낮았다. 결국 단체전 프리스케이팅에 나서지 못해 프리 댄스 연기도 무산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둘은 개인전 아이스댄스에서 마침내 아리랑 연기를 펼친 것이다. 전날 프리 댄스 진출 확정 뒤 민유라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민유라는 "프리 댄스에서는 내 마음과 감정을 모두 표출해 여러분께 특별한 '아리랑'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겜린 역시 "올림픽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국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프리 댄스에선 스토리를 담아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울려퍼진 아리랑에는 두 선수의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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