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최민정(20 · 성남시청)이 500m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잃어버린 12년도 되찾아왔다.
최민정은 17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4초94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특유의 아웃코스 공략으로 스퍼트를 펼치며 2분25초703의 리진위(중국)을 제치고 첫 올림픽에서 감격적인 첫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13일 500m 결승에서의 아픔을 지워냈다. 당시 최민정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 22cm 차 2위로 은메달을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레이스 도중 킴 부탱(캐나다)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판정으로 실격됐고, 최민정은 "응원해주신 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다.(★'킴 부탱 논란' 왜 최민정만 반칙이고, 항의도 못 했나)
이런 가운데 자신의 주종목에서 금빛 질주를 당당하게 펼친 것이다. 최민정은 올 시즌 4차례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랭킹 1위로 올림픽에 나섰고, 결국 장거리 여왕의 칭호를 얻었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12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탈환했다. 그동안 중국에 밀렸던 열세를 단숨에 만회하며 쇼트트랙 최강의 위상을 세웠다.
여자 1500m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고기현이 처음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 진선유가 우승하며 효자 종목으로 부상했다. 500m 단거리에서는 파워와 순발력에서 밀리는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장점이 있는 끈기와 체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1500m였다.
하지만 이후 2번의 올림픽에서는 중국의 득세에 밀렸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이은별과 박승희(스포츠토토)가 저우양을 따라잡지 못했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심석희(한체대)가 1위를 달리다 막판 저우양의 침투를 막지 못했다. 당시 심석희는 대회에 앞선 전지훈련에서 장염을 앓아 체력이 제때 올라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최민정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이다. 최민정은 역시 랭킹 1위를 달리는 1000m에서 다관왕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역시 1위인 3000m 계주까지 진선유 이후 역시 12년 만의 3관왕도 기대할 수 있는 최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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