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이 평창올림픽서 본 민낯…"악플러"

쇼트트랙 킴 부탱 사태에 "한국인이 온통 범죄자로 보일 수도"

쇼트트랙 한국 국가대표 선수 최민정(뒷줄 왼쪽)이 지난 13일 오후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결승에서 캐나다 선수 킴 부탱(뒷줄 오른쪽)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강릉=CBS특별취재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킴 부탱(캐나다)에게 쏟아진 악플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황교익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NS 살해 협박까지 받은 킴 부탱…시상대서 울음 터트려'라는 중앙일보 14일자 보도를 공유하면서 "악플러. 한국인의 민낯"이라고 운을 뗐다.

"인터넷 세상 초기에는 '네티켓'을 몰라 그럴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대대적인 사회적 계몽이 있었다. 가르칠 것은 다 가르쳤는데도 악플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는 "유시민 작가는 악플은 악플러 그들 자신의 문제이니 관심도 두지 말라는 조언을 하였다. 현명한 일이다. 나도 그러고 있다"며 "그들의 정신적 문제를 내가 고민할 필요는 없다. 내가 들어본 연예인들의 악플 대처법도 대부분 무관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자기 이렇게 당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킴 부탱은 한국 악플러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킴 부탱을 비롯해 그의 주변 사람들은 현재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한국인은, 심각하게는, 온통 범죄자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지난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한국의 최민정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최민정이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킴 부탱의 무릎을 건드려 진로를 방해했다는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 결과 때문이었다.

이후 국내 일부 누리꾼들은 킴 부탱의 SNS 계정으로 찾아가 악플을 쏟아냈고, 킴 부탱은 결국 14일 새벽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 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14일 강원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누구도 소셜 미디어를 제어할 수 없고 대중은 무엇이든 말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우리로서는 모든 이들에게 선수들을 존중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선수를 보호할 의무는 캐나다 올림픽위원회에게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우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캐나다 빙상연맹과 보안 인력,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황교익은 "악플러는 교육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확인하였다. 법으로 다스려봤자 쓰레기장에서 날파리 몇 마리 잡는 일 정도임도 확인하였다"며 "내게 붙는 날파리 악플러는 그냥 쓰레기장에 살아라 하고 두면 된다. 문제는 킴 부탱 같은 경우이다. 이런데도 그냥 두어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악플러를 키워내는 이 한국 사회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음이 분명하다. 악플러는 그 질병으로 나타나는 한 현상일 뿐"이라며 "그러니, 질병의 근원에 대해 우리는 말을 해야 한다. 악플러가 아니라 악플러를 키워내는 이 한국 사회에 대해.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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